헬스케어타운과 서귀포의료원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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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 서귀포의미래를생각하는시민모임 공동대표/논설위원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HCT) 내 녹지국제병원의 개설이 ‘불허’ 쪽으로 공론화되던 날, 서귀포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그즈음 어느 시민모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의하면 ‘유사시 서귀포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곳인데, 영리병원의 비싼 의료비를 감수하더라도 국제적인 최첨단 의료시설에 의탁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분노였다. 의료서비스의 낙후성은 서귀포의 오래된 숙제다.

그런데 정작 녹지국제병원은 성형 위주의 의료관광 초기모델에 불과하다. 2004년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새로운 프로젝트로 추가한 ‘건강 미용 테마 타운’이 바로 HCT의 원조다. 당시는 의료관광의 성공모델로 주목받던 태국 병원들이 성형·미용·스파 등을 호텔서비스와 융합시켜 일본·미국·영국 등 휴양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럼에도 JDC는 종합계획과 시행계획을 바꾸면서 2006년도에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했고, 이듬해에는 HCT로 변경했다. 2016년도에 실시한 국토교통부의 성과 평가 보고서는, HCT의 사업 목적이 ‘민간자본을 활용한 제주의 의료산업 활성화 및 국제적 의료환경 제공임’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JDC는 의료분야와 무관한 녹지그룹을 HCT에 끌어들여 의료 사업을 맡겼다. 이 회사는 부동산 개발·호텔 등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의 국영기업이다. 아니나 다를까. 녹지그룹은 HCT에 들어서자마자, 맨 먼저 휴양콘도 400세대부터 건설·분양했다. 다음에 3층 규모로 47개 병상을 갖추고 성형외과·피부과·가정의학과·내과 등 4개 과목의 성형 중심 병원을 만들었다. 이 병원이 서비스할 고객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여기에다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만 추가하면 이미 서울에서 성업 중인 성형 한류병원의 중국인 소유 제주점이 된다. 이들이 체류하며 휴양할 호텔(313실)과 리조트(200실), 쇼핑몰, 워터파크 등이 공사 대기 중이다. 이 시설들을 보면 JDC는 서귀포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중국기업의 영리 활동만을 도모해 온 셈이다.

더욱이 JDC의 내부 자료인 ‘HCT 전략보완 자문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HCT의 본래 목적인 글로벌 의료환경 조성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녹지그룹의 전문성 부족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사업계획을 암·심장·뇌혈관 등을 총괄하는 비영리 중증전문병원으로 재편하고 최상급 의료진을 영입해, 내국인에게는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외국인에게는 고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제안된다. 이는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위원회가 보완조치로 제시한, ‘비영리병원으로 활용해 HCT의 본래기능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과 상통하는 전략이다.

한편 서귀포의료원은 서귀포시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17개 진료과·300병상·첨단 의료장비를 자랑한다. 그러나 암은 차치하고 심장이나 호흡기, 뇌혈관으로 인한 중증응급환자의 위기대응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아니, 대퇴부골절마저 앰뷸런스에 실어서 제주시로 이송하는 형편이다. 그러니 서귀포시민들이 느끼는 의료서비스의 품질은 사적인 불안을 넘어 공적인 불만 수준이다.

차제에 JDC는 HCT의 허상과 진실을 고백하고, 서귀포시민들이 믿어온 처음 약속대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의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제주도정은 HCT가 서귀포의료원과 연계해 고품질의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HCT 자리는 서귀포를 한 눈에 조망하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관장하는 솔(쌀)오름 기슭의 가슴 저린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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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민 2018-10-22 09:26:58
글에보면 헬스케어타운의 목적이 민간자본을 끌여들여서 의료산업활성화 및 국제적 의료환경 제공인디

시민단체들은 민간자본은 다 땅파그네 장사하는 공익재단인줄아는 거 닮수다.

자본이 오면 영리활동을 하는게 기본인데 그걸 뭐랜 고람시난......

겅허고 녹지병원부지랑 여기글에 적힌건 전문병원 부지랜 따로 있지 않아마씸? 전에 마을회장님들도 그말 거론핸게마는

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최상급의료진이 여기올리도 없고 어느정도 중간착 되는 사람들 대려당 만들어놔도 중증질환 생기면 제주도민 좀 이신사람들은 서울갈꺼 아니꽈?

민간자본이 와서 그런거 할거랜 생각하는거 자체가 좀...
서귀포 인구가 100만은 됨시믄 모르쿠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