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가정의 가장 목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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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민호군 부친 삼다수 사망 근로자 빈소 찾아 유족 위로

“우리 민호가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 1년이 지났고, 그동안 목이 터져라 진상규명을 외쳐왔지만 아무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바뀐 것 없이 또 다시 한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과연 이 일은 누가 책임질 겁니까.”

삼다수 공장에서 근무하던 30대 근로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 지난해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고(故)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56)가 격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씨는 이날 삼다수 공장 사고 피해자 김모씨(37)의 빈소를 준비 중인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을 방문,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이씨는 이번 사고가 지난해 발생한 이민호군 사고 당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민호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지 벌써 1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당시 제대로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사고 원인 해소 차원에서 다른 공장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면 이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씨는 “지난해 사고 당시 5년이나 쉬지 않고 가동된 기계에 대해 관계당국이 안전점검조차 한 번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당시 고용노동부는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점검을 하지 못했다면서 ‘외양간’이라도 튼튼하게 고치겠다고 말했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씨는 “당시 사고에 책임을 지겠다던 교육청에서는 표준협약서를 위반한 업체 측을 고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교육감에게 왜 고소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더라. 사고 유족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행정당국은 후속조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로 100일된 딸이 있는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잃었다. 이 아이는 평생 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라며 “이번 사고가 우리 아들의 사고처럼 잊혀지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이민호군은 지난해 11월 9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음료제조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1월 유사한 생수업체에서 현장실습 고등학생이 일을 하다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며 “당시 관계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불과 1년 만에 똑같은 사망사건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공기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며 “유사업체를 전수 조사해 위험요소를 방지하고 안전수칙을 재점검해 안전한 노동환경을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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