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이 놀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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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정월에 뜨는 저 달은/ 새 희망을 주는 달/ …/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시월에 뜨는 저 달은/ 문풍지를 마르는 달…’

노래 ‘달 타령’의 일부다.

여기에서 이태백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이다. 두보가 시성(詩星)이라면 이태백은 시선(詩仙)이다. 노래 가사처럼 이태백이 달에 가서 놀았던 일은 없다. 그가 죽은 지 1000년이 넘은 지난 1969년 7월 아폴로 11호 선장인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뎠다.

아마도 이태백이 중국의 양쯔강(장강) 둥팅호(동정호)에서 술을 마시고 뱃놀이를 하다가 물에 비친 달을 잡기 위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설화 때문에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말이 생긴 듯하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이태백이 노년에 어렵게 생활하면서 방랑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낭만파인 이태백이 달을 잡으려다 호수에서 죽음을 맞이한 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연유로 이태백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주(酒)태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게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모르겠다.

▲불교 경전인 금강경에 천강유수 천강월(千江有水 千江月)이라는 말이 있다.

천개의 강에 천개의 달이 뜬다는 것이다. 달이 뜨면 이 세상의 강에는 달이 비치게 마련이다.

부처의 가르침이 달이라면 이 세상 곳곳을 비출 수 있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강물의 달은 참이 아니기에 본질은 하나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고려 중기의 문인 이규보는 ‘산석영정중월이수(山夕詠井中月二首)’라는 시를 통해 한 스님이 달빛을 탐내 병에 물과 함께 달을 길었지만 절에 와서 병을 기울이자 달이 사라졌음을 노래했다. 허상의 달인 게다.

▲시선(詩仙) 이태백의 나라 중국이 인공 달을 띄우기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은 2020년까지 인공위성 형태의 원형반사체 3개를 지구궤도에 올려 태양빛을 지상에 비춘다는 것이다.

인공 달을 띄워 중국 도시의 밤거리를 가로등 없이 환하게 비추겠다는 것이다. 실현될지는 모르겠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장강의 동정호에 뜨는 달은 인공 달인지 진짜 달인지 구분이 될까.

술과 달을 사랑한 이태백이가 현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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