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지각 탐방행위로 몸살 앓는 오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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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제주의 오름 경관은 연중 탐방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그런데 오름 곳곳이 무분별한 탐방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다. 이용객들이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면서 훼손 범위가 넓어지는 등 오름 원형이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출입금지 표지판을 제외하고는 뾰쪽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구좌읍 아끈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등은 방송에 소개된 후 탐방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오름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이겠지만 훼손이 가속화되는 게 문제다. 억새군락이나 주변 경관을 품기 위해 공식 탐방로를 벗어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들의 답압에 의해 탐방로 속살이 드러나며 식생이 헐벗는 건 불문가지다. 독특한 풍광으로 유명세를 타는 오름 곳곳이 망가지는 것이다.

근래 들어서는 자전거 하이킹 때문에 몸살을 앓는 오름도 늘고 있다 한다. 구좌읍 아부오름과 오라동 열안지오름 등은 완만한 능선 탓에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레포츠코스로 둔갑했다. 요철 타이어로 흙이 패고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한다. 특히 등반로가 비좁고 경사져 자전거와 탐방객 간 충돌사고 우려도 높다.

제주의 환경자산인 오름의 가치와 중요성은 새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절대보전지역과 경관 1등급으로 지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앞의 사례처럼 훼손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건전한 산행문화를 위한 캠페인과 탐방총량제 등이 절실한 시점이라 본다. 일정 기간 출입을 금지하는 휴식년제가 거론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요즘 오름을 오르다 보면 탐방로가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며 원형을 잃어가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게다가 제주도정이 2016년 오름종합계획을 수립하고도 여태껏 계획 수준에 머무는 건 갑갑한 일이다. 사람도 힘들면 휴식을 취하듯 천혜의 오름 환경도 한동안 쉬는 게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훼손이 심각한 오름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보전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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