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유해 이름 찾아 가족 품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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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희생자 유해에 대해 신원이 확인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제주도가 올해 국비 12억원을 확보해 4·3 유해에 대한 유전자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최근 29구의 유해가 누구인지를 밝혀낸 것이다. 이는 2016년 3구의 신원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 2년 만의 일이다. 해당 유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는 점에서 실로 다행이다.

이번 신원 확인은 다른 유가족들에게도 일말의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발굴된 유해는 제주국제공항(399구), 화북 별도봉 진지동굴(11구), 남원읍 태흥리 학살터(1구) 등 3곳에서 총 400구에 이른다. 하지만 신원이 확인된 것은 92구로 23%에 불과하다. 나머지 308구는 누구인지도 몰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9구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크다. 새로운 검사법에 의한 것이라 더욱더 그렇다.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단일 염기 다형성 검사)란 방식으로, 부식되거나 훼손된 유전자(DNA)도 정밀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기존의 검사법에 비해 유전자 식별률도 월등하다는 점에서 추가 신원 확인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래도 갈 길은 멀다. 아직도 279구는 70년이 다 되도록 이름을 찾지 못해 ‘무명인’이다. 더욱이 오랜 기간 땅에 묻혀 있다가 발굴된 유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확인이 어려워진다. 공기와 닿으며 산화, 훼손돼 DNA가 잘게 쪼개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경건한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도가 4·3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2007년부터 유가족에 대한 채혈을 한 결과 956명이 응했다. 그만큼 4·3 유해가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유가족이 많다. 인력과 예산 등을 중간 점검해 미비점에 대해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도내 어느 곳에 묻혀 있는 4·3 유해에 대한 발굴작업도 성과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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