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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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N포세대’란 ‘N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뜻을 가진다.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에서 시작해 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거쳐 7포세대(5포세대+꿈, 희망 포기)로 확장 중이다.

불안정한 일자리, 기약 없는 취업 준비, 과도한 집값, 치솟는 물가와 생활비, 비싼 등록금과 허리 휘는 학자금 대출 상환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이 이 용어의 탄생 배경이다. 21세기 대한민국 청년세대가 처한 상황을 함축한 신조어가 아닐 수 없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대통령 직속기구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출산 및 고령화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관련 분야에 대한 학식과 활동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그룹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데 전문가그룹이 얼마 전 의미 있는 진단을 내놨다. 청년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취업하기 어려운 데다 취업하더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N포세대’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 듯하다.

▲그러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는 어떤 것일까. 국제노동기구(ILO)는 ‘전체 산업 명목 월 평균 임금 수준을 웃도는 산업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 기준으로 고용 안정성, 높은 임금, 자아실현 가능 등을 제시했다.

국내에선 일반적으로 ‘자신의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고 적정수준 이상의 급여가 보장되는 일자리’라고 정의를 내린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금융회사, 공무원 등이 해당된다 하겠다. 상대적으로 제조업도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울하다 못해 서글프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마주하는 게 비정규직이거나 단기알바형 일자리이어서다. 그야말로 ‘변변찮은 일자리’다. 반면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등에 취업하려면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주 청년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니 더더욱 힘들다. ‘괜찮은 일자리’가 매우 부족한 탓이다. 문제는 그 사정이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 없는 노릇이다. 투자 확대와 기업 유치가 최선의 길이다. 도민사회의 선택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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