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동굴음악제 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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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서귀포시 중문동

드디어 나의 소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우도동굴 음악제를 관람했다. 마침 외국에 살고 있는 조부모님이 제주에 들렀는데, 자랑에 자랑을 하며 모시고 갔다. 검멀레 모래사장을 지나며 우리를 포함한 모든 관람객들이 들떳다.

그런데 초입부터 ‘아. 뿔. 싸.’

너무 험하다. 자연동굴이고 자연과 함께하는 행사에 웬 불평이냐 할지 모르지만 나 같은 40대에게 험했다. 모시고 간 70대 노인분들께는 더 무슨 말을 할까 싶었다. 세 군데서 사고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초입 천장에 머리를 다쳐 피가 났다. 천장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어서 충분히 사고가 예상되는 천장 높이였다. 또한모래 묻은 바위에 넘어졌다. 그리고 아찔한 일도 있었다. 공연장 입구에서 돌 사이에 다리가 끼며 완전히 바닥에 넘어졌다. 바닥이 모래인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자랑하며 음악제에 오자고 한 게 너무 죄송했다. 집사람은 울먹였다.

연주회가 끝나고 지나온 길을 조심에 조심, 조마에 조마를 더하며 무사히 빠져 나왔다. 나오며 놀란 건 연주 단원들이 큰 악기를 들고 우리처럼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불안했다.

도로변에 서서 방금 빠져나왔던 검멀레 동굴과 지나온 백사장을 바라보니 설렘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선무당 같은 제안으로는 승선료를 받고 보트로 관객들을 이동시켜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이 큰 감동을 줬던 연주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감동 100’의 우도 동굴음악제로 거듭나고, 우도 그리고 제주도의 대표 축제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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