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비가 일어서는 날/김순선 시집
‘온 섬이 유채꽃으로 물들 때/술렁이는 꽃들에게 물었다/아직, 씨앗이었을 때 땅 속 소식을/꽃잎을 흔들다 돌아가는/바람에게도/바다 건너 소식을 다그쳐 본다//칠십 평생 기다려도/무자년 사월 길은 그리도 멀어/서늘한 그림자만 드리우는 시간/돌아오지 않는/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시 ‘행불자’ 중)
김순선 시인이 ‘백비가 일어서는 날’을 출간했다. 시집 제목 그대로 4·3을 노래하고 있다. 백비는 아직 4·3에 대한 온전한 진상규명과 배보상 문제까지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도 시인의 시집 제목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고 한다. 4·3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백비’의 존재가 무엇을 가르키는지, 절로 몸과 마음이 숙연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비가 일어서는 날의 의미는 4·3이 완전하게 해결 되는 날을 뜻하고 있다.
시인은 2006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위태로운 잠’, ‘저, 빗소리에’, ‘바람의 변명’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들꽃 刊,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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