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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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주, 서귀포시 세무과

평평한 길에 돌부리가 솟아나 있다. 누군가 그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휘청대며 두 팔을 허우적대고 있다. 그 순간 그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넘어지지 않으려 모든 정신을 집중할 것이다.

다행히 평소에 운동을 즐겨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균형 감각이 몸에 밴 사람이라면 그 순간 넘어지지 않고 어렵지 않게 중심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저 지구가 당기는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겠지만 하루 종일 더렵혀진 옷을 입고 상처 입은 무릎의 통증으로 하루를 망칠 수도 있다.

청렴은 기술인가? 기술이라면 그것에는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혹은 청렴은 우연한 기회에 경험하게 되는, 다시 말하면 상황 여하에 따라 약간의 행운만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나의 생각은 전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렴이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태도라고 믿는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그 순간 중심을 잃지 않고 바로 서는 사람도 있다. 이런 차이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 건강한 몸을 지키려는 태도,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하고 누군가를 신중히 대하는 자세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청렴, 청렴한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청렴이란 단어는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듣는다. 공직자는 청렴한 삶을 살고자 어떤 노력을 하는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마는 행인처럼 그것을 지키고 실천하려는 노력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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