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공무원들이 24시간 내내 길거리로 동원돼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김경배씨(51)가 지난 19일부터 제주도청 맞은편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자, 도로를 관리하는 제주시는 39개 전 부서에서 각각 주간 1명, 야간 1명씩 하루 30여 명을 차출했다.
이들은 제2공항 반대단체가 천막을 치지 못하도록 주간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야간에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교대로 24시간 길에 배치됐다.
20일 빗속에서 공무원들은 차가운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더구나 전날 야간 근무자들은 밤새도록 찬이슬을 맞으며 추위에 떨어야했다.
현장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연말까지 처리할 업무가 쌓였는데 길에서 멍하니 대기하고 있다. 화장실에 갈 때야 잠시 쉴 수 있다”며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시지부(지부장 김근영)는 소속 조합원들에게 21일부터 현장 동원에 참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무원노조는 하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야간 조를 짜서 새벽에도 길에서 ‘뻗치기’를 시키고 있다며 현장 동원 거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근영 지부장은 “공무원 동원은 비상사태와 재난 등 도민의 안전에 직결된 상황에서만 가능한데 시위·집회자들이 천막을 치지 못하도록 동원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부처 건물 앞에 텐트를 치고 1인 시위를 하는 의사표현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인데 이를 막으려는 제주도 당국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