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취업이민 간 제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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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논설위원

몇 주 전 미국 하와이대학교에 제주관련 자료조사 차 출장을 다녀왔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Aloha-Hello-こんにちは(곤니치와) 라는 3개의 말로 인사를 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하와이어, 영어, 일본어로 인사를 하는 걸까 하던 차에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 소장이신 이덕희 소장님으로부터 하와이에서 아시아인구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인이 25%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아시아인들이 하와이에 정착하게 된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이 소장님으로부터 제주 사람들의 초기 하와이 취업이민과 명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830년대부터 하와에서는 노동집약적 사탕수수농업을 시작하면서 하와이 원주민 노동력만으로는 노동력을 충당할 수가 없어서 외국에서 노동력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1850년대부터 하와이 농업협회(The Royal Hawaiian Agriculture Society)가 중국인 취업이민 노동자들을 모집하는 것을 시작으로 1868년부터는 일본인 노동자들을 수입하였다.

그러나 외국인 취업이민노동자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노동쟁의를 비롯하여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그 해결책으로 한국, 필리핀, 포르투갈에서 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는데, 1903년 1월 12일 호놀룰루 항구에 도착한 미국상선 겔릭호(Galic, Oriental and Occidental Steamship Co. 소속)를 타고 최초의 한국 취업 이민자들이 도착하였다.

당시 조선에서는 관서지방에 가뭄과 홍수로 극심한 흉년이 닥쳐 기근문제가 심각해지자 대한제국은 이민정책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때 선교사 알렌(Horce N. Allen)이 하와이 한국인 취업 이민의 계획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기 1902년부터 황성신문은 이민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하는 한편 대한제국은 여권업무를 관장할 수민부를 설치하였으며, 하와이 정부에서 파견한 데슐러(David W. Deshler)가 한국에 동서개발회사(The East-West Development Company)를 세우고 전국 주요 항구에 지부를 세워 이민자들을 모집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인들은 조상이 묻힌 고향을 떠나는 것은 좋지 않게 생각하여 지원을 하지 않자, 감리교회 목사 등이 설득하여 이민자를 모집하였기에 하와이 이민자들 중에는 감리교인이 많았다고 한다.

제주 사람들의 이민은 한인들을 실은 두 번째 배에 처음으로 5명이 도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903년에서 1905년 사이에 90여 명의 제주 사람들이 하와이로 초기 취업이민을 하였다. 이들은 사탕수수농장에서 일을 하면서 지냈는데, 나중에 하와이에서 돌아와서 미군정의 통역관을 하기도 하고, 미국 본토로 재 이민을 하거나 제주의 지식인들을 위해 신문을 보내주고, 고향에 교회를 지어주는 등의 활동들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제주의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하와이행을 선택한 것이었을까? 사실 이들의 이주와 정착에 대한 경로 파악과 이들의 당시 활동들을 파악하는 일은 제주의 근·현대 사회변화 연구 및 제주 섬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또한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의 제주사회에 대한 노고 역시 다시 재조명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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