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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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논설위원

목표는 일을 시작하는 첫 단추이자 일을 성사시키는 에너지의 역할을 한다. 목표를 추상적으로 광범위하게 세우지 않고 구체적으로 세분화시켜야 효과적이다. 실행할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도록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면 목표가 손에 닿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져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쉽고, 실천하기 쉬운 작은 목표는 목표 달성을 경험시켜 성취감을 높인다. 구체적 목표설정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즐거움으로 바꾼다.

구체적인 목표는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이 쉽다. 중국 고전 한비자에는 그림을 그리는 일 중에서 귀신 그리기가 가장 쉽다는 대목이 나온다. 개나 말은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 확인이 되지만, 귀신은 맞다 틀리다 말하기 어려워서 그리기 쉽다는 것이다. 새해 목표를 “더 건강하기”처럼 거창하고 모호한 목표보다 “일주일에 3일 운동하기”, “30분 운동하기”처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정하면 목표가 뚜렷해지고 목표 달성을 확인하기 쉽다. 목표 달성은 성취감을 높임으로써 실행 의지를 더욱 강화한다.

희망과 암울한 현실을 모두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를 ‘스톡데일 역설(Stockdale paradox)’이라 한다. 미국의 해군 장교 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에서 8년간 포로 생활을 지냈다. 그렇게 힘든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처럼 답했다.

“불필요하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부활절이 되기 전에는 석방될 거라고 믿음을 이어 나가고, 부활절이 지나면 추수감사절 이전엔 나가게 될 거라고 또 믿지만 그렇게 다시 크리스마스를 맞고 반복되는 상실감에 결국 죽게 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교훈입니다.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 없다는 믿음과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의 가장 가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을 결코 혼동하면 안 됩니다.”

근거 없는 막연한 희망을 품었던 포로들이 좌절한 것과 달리,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비참한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였던 스톡데일은 오히려 오랜 포로 생활을 버텨낼 수 있었다.

커피가게는 몇 번 구매하면 한 번은 공짜로 주는 판촉행사를 한다. 여기서 목표 달성을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판촉이다. 즉, 10번 도장을 찍으면 1번은 공짜라고 하는 것보다 14번 도장 중에 4개는 이미 도장이 찍혀 있고 나머지 10개의 도장을 찍는 것일수록 훨씬 가게를 다시 방문하는 비율이 높다. 10개를 채우는 것보다 14개에서 이미 4개가 채워진 것이 목표 달성을 가깝게 느끼기 때문이다. 이은상 시인의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처럼 목표 달성이 가까워질수록 실현 가능성을 더 크게 느껴 도전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 야구선수가 보여준다. 현재 메이저 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는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했다. 그는 일본 아마추어 야구선수 최초로 시속 160㎞짜리 공을 던졌다. 목표가 단순할수록 목표 달성 의지가 높아진다. 심리학 연구들에 의하면 목표가 많은 것보다 적을수록 오히려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정할 때 일은 이미 이루어진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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