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객실수 7만2000실…수요는 4만6000실로 2만6000실 과잉
객실 이용률·판매비용·매출 하락 추세…객실 공급관리대책 시급
제주지역 숙박시설 중에서 36% 이상이 과잉 공급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숙박시설 과잉으로 객실 이용률과 판매단가가 떨어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영세성과 대출 과다 등으로 위험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숙박업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숙박업체는 지난해 말 현재 5182개 업체, 객실 수는 7만1822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숙박시설은 관광산업의 호조로 2012년말 3만5000실에서 5년만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평균 체류일수가 감소하면서 숙박 수요는 정체되고 있다.
2018년 중 하루 평균 도내 체류 관광객 수는 17만6000명 수준이며, 필요 객실 수는 4만6000실로 분석돼 현재 객실 수와 비교하면 2만6000실 가량이 공급 과잉된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전체 객실 수의 36%가 과잉이라는 분석이다.
숙박시설이 과잉되면서 2014년 78%에 이르던 호텔 객실 이용률은 2015년 66.7%, 2016년 63.6%, 2017년 58.5%까지 떨어졌다. 호텔 객실당 평균 판매요금도 2014년 13만6000원에서 2015년 13만원, 2016년 11만1000원, 2017년 11만9000원 등으로 하락했다.
숙박시설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9월에는 3.6%, 10월에는 10.5% 감소했다.
특히 부대시설이 갖춰진 고급호텔과 젊은층이 찾는 저렴한 숙박시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중간 등급의 관광호텔은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숙박업은 게스트하우스, 민박, 여관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에 대한 접근성 확대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숙박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드 갈등과 같은 외교문제, 남북관계 변화 등 대내외 여건에 따라 관광객 수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도 숙박업체들의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제주지역 산업별 대출(예금은행 기준) 가운데 숙박·음식업점의 대출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4.3%를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출 과다에 따른 위험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과잉공급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신규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이 추가로 건설 혹은 계획 중이어서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대책이 필요하다”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낮은 등급의 호텔에 대한 리모델링 투자, 브랜드화를 통한 통일된 품질의 객실 제공 등의 개선 노력과 업종 전환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