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숙소도 운영 중단…주간엔 일반인에 개방
산지등대를 지키던 등대지기가 100년 만에 사라진다.
산지등대가 무인화 되면서 제주도 본섬에는 앞으로 무인등대만 운영된다.
22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따르면 1917년부터 관리인이 상주해 직접 불을 밝혔던 산지등대가 올해 하반기 무인등대로 전환된다.
산지등대 무인화가 완료되면 제주지역 유인등대는 우도등대, 마라도등대, 추자도등대 3곳만 남는다.
산지등대는 무인화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당초 올해 1월1일부터 무인등대로 변경 가능했지만, 화재·보안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않아 연기됐다.
무인화 정비공사와 함께 현재 산지등대에서 맡고 있던 항로표지 통합관리운영 시스템도 우도등대로 이관된다.
이에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 암초에 세워진 중뢰등표 등 제주지역 84기 무인 항로표지에서 보내오는 가동, 기상 상태 등 각종 정보는 앞으로 우도등대로 보내진다.
현재 산지등대 야간 근무는 상시(1명)에서 격일(1명)으로 바뀌는 등 무인화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최대 6인까지 묵을 수 있던 체험숙소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무인등대로 바뀌지만 산지등대는 낮 시간동안 일반인들이 소공원과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제주해양수산관리단 관계자는 “유인등대 관리체계 개선연구용역에 따라 2015년 12월 산지등대 무인화가 결정됐고, 올해 예산 10억을 들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유인등대 3곳은 부속섬에 소재해 비상상황 시 즉각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인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산지등대는 1916년 10월 군사적 목적으로 우도등대(1906년)와 마라도등대(19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졌고, 이듬해 유인등대로 변경됐다.
100년 전 세워진 등탑은 현재 사용되지 않지만, 1999년 12월 들어선 높이 18m의 등탑과 함께 제주항을 바라보며 아직도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