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산업의 현주소
제주감귤산업의 현주소
  • 제주신보
  • 승인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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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감귤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더구나 설 대목임에도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곳저곳 선과장에서는 감귤을 올려 보내려고 분주했다. 농업인들은 이번 기회를 놓칠세라 만감류 수확을 서둘렀고, 출하 조절을 할 길이 없었다. 그렇다고 한라봉과 천혜향은 아직 출하시기가 아니라서 품질조사를 하고 저장을 하거나 3월에 수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서둘지 말아야 한다고 차마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웃 감귤원에서 수확을 하고 있는데도 나라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냐는 투다. 강 건너 불구경이라도 하듯 마냥 바라볼 뿐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혼란을 어떻게 타개해야 될지에 대해 말하는 이도 없다. 평소 같으면 사소한 일에도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열변을 토하기도 했었는데도 말이다.

지난해 3월 오렌지 관세 자유화로 인해 한라봉과 천혜향 가격이 곤두박질했고, 제 값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농업인은 오렌지 수입 시기에는 감귤을 출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듯하다. 따라서 대응책으로 설 명절 대목을 겨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보조가온재배 감귤원이 증가했다.

연중 출하를 위해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고 계절에 따라 제철 과일이 출하돼야 됨은 물론 수입 과일과의 경쟁에서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된다고 수시로 홍보를 했지만 품질 향상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으로만 알고 제 방식으로 하려고 할 뿐 귀 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때마침 지구온난화가 무르익기 시작해 7월부터 폭염기세를 보였고 적산온도가 증가됨으로 인해 성숙속도는 빨라지기 시작해 당도와 산도는 증가했다.

게다가 태풍 규모가 대형화될 가능성이 있어 태풍 내습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우스 천정 비닐을 감아올려 개방화하는 감귤원이 많아지다 보니 노지재배와 다를 바 없다.

폭염이 지속되다 보니 토양이 건조되어 하우스밀감에서 말하는 중간단수 효과를 보게 되었다. 중간단수 이후에는 열과 방지 및 당산도 조절을 위해 절수를 해야 됨에도 8월 하순부터 강우량이 많아 토양수분을 인위적으로 조절 할 수가 없어 과일 비대속도는 빨라지고 산도가 급속히 감소됨으로 인해 10월 경 부터 착색이 시작됐다.

고온임에도 착색이 진행된다는 것은 적과된 감귤이 노란색으로 탈색되는 것처럼 생명력을 잃었거나 산도가 낮아 기력이 쇠했을 적에 노화 현상이 시작되어 착색이 개시됨을 뜻한다. 여느 때와 달리 착색이 빠르고 산도가 낮아 감미비가 높음으로 인해 만감류 품질이 높다는 게 중론이었다.

예년에 비해 한라봉은 11월 상순, 천혜향은 12월 중순부터 출하되기 시작하였는데 수집상의 판단으로는 당도가 낮아 가격은 높지 않았다. 소비지 시각으로는 당도가 낮고 산도가 높아 구입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제불황이 시작되어 거래량이 줄어들자 수집상에 의존하던 농업인은 유통센터로 몰리게 되고 유통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출구 전략은 소비자가 왕이기 때문에 생산자 입장에서 출하시키려고 하지 말고 소비자 입장에서 언제 수확하면 맛이 있을지 생각하고 품종별로 제철에 수확하거나 아니면 산도가 1.2~3%정도 되었을 적에 수확해 창고에 보관했다가 품질조사를 하면서 선물을 보내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조금씩 출하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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