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필수 조건이 있다. 바로 ‘사서’의 존재다. 하지만 대다수 학교 도서관이 사서교사 또는 사서가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개정된 학교도서관진흥법은 모든 학교 도서관에 사서직을 1명 이상 두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일선에선 정원 및 인건비 문제 등으로 도서관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도내 초·중·고교 188곳 중 사서교사가 배정된 학교는 모두 29곳(15.4%)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평균 배치율 43.9%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그마저도 일부 대형 학교나 혁신학교 등을 중심으로 배치돼 형평성 문제마저 낳고 있다. 결국 사서교사 부족은 학교의 독서교육의 질 저하나 일반 교사의 업무 부담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독서교육과 학교 도서관의 중요성이 부쩍 강조됐다. 도서관이야말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핵심 교육공간이라는 정부 지침에 힘이 실린 것이다. 그러나 도서관 관리인력 문제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사서직이 없는 곳이 많은 데도 정부가 정한 정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교원 정원을 무작정 늘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도교육청의 입장에도 수긍이 간다. 그럼에도 학교 도서관이 곧 학교 교육의 심장이라는 공감마저 간과할 수는 없다. 더욱이 지방선거에서 이석문 교육감이 독서환경 개선을 약속한 만큼 전담인력 확충을 위한 중장기 대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독서는 모두에게 하나의 화두다. 그 같은 과제를 해결해주는 매개체가 다름 아닌 도서관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학교 도서관은 독서 교육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이참에 전문지식과 마인드로 제 역할을 하는 사서교사 제도가 정착됐으면 한다. 정원 확대와 함께 사서교사 충원이 실현돼야 명실상부한 학교도서관 문화가 정착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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