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음악의 완성도나 수준에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보는 시각은 그리 좋지 않지만 이제는 다르다. 최근 서귀포 청소년 오케스트라 제8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음악적으로 연주자의 역량이 만들어지지 않은 청소년들을 열심히 가르쳐 연주자 개인과 오케스트라 조직을 발전시키는 오케스트라였다. 이정석 지휘자는 클라리넷으로 목관 출신이다. 현중심의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도 계속 고민이 많았다. 이제부터는 금관파트인 트럼팻, 트롬본, 튜바 등을 직접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서 전체 파트가 균형잡히게 키울 계획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좋아하고 만족하는 동시에 선배가 같이 도와주는 오케스트라였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을 연주했다. 전 악장을 완성도 있게 잘 해냈다.
서귀포시의 적극적 지지에 힘입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였다. 연주자들에게 지원하는 돈은 없지만 악기, 식사, 연주관련 경비, 지휘자와 트레이너들의 수고비, 곡 구입비와 편곡비 등을 주고 있을 것이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단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모델이 지방정부 제주시에도 제주도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한 도시가 오케스트라단을 도와주는 분위기이다. ‘연주자 따로 관객 따로’가 아니라 관객이 주체가 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관심이 곧 행복으로 연결되는 모습이었다.
서귀포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심을 모든 서귀포시민의 행복으로 승화시키는 오케스트라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