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와 언어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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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호 수필가

, 생선 뭐 살까?”, “, 문상으로 하는 게 어때?”

어떤 생선을 사면 좋을까 묻는데 조문(弔問)으로 하자고 하니 이 무슨 해괴망측하고 황당한 대답인가. 정상적인 언어 지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대화임에 틀림없다. 특히 인터넷 언어에 익숙지 않은 기성세대들에겐 낯선 외계어로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10대를 비롯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 ‘생일 선물문화상품권으로 하자.”라는 의미로 대화가 순조롭게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야릇한 언어 현상의 등장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것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이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 사이에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는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SNS를 통해 이용자들은 편리하게 의사소통을 하거나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

그런데 만사가 그러하듯 이 또한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 신속성과 편이성을 지니고 있기에 제대로 이용하면 상당한 득이 되는 반면, 개인의 신상 정보가 쉽게 유출되기도 하며, 악용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의 역기능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급력이 대단한 매스컴이나 인터넷 상에서의 잘못된 언어 사용이 우리 언어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 간과하기 어려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무분별한 신조어(은어?)의 사용을 들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유희와는 격이 다르다.

눈싸움을 하다 눈에 맞아 눈물이 나니 눈물()인가 눈 물()인가?”와 같이 동음이의어를 활용하거나, 비슷한 음운을 연속으로 사용하거나, 도치법을 사용하거나 하여 말장난을 하는 것이 언어유희다. 문법적으로 특별히 문제되는 바가 없기에 그리 깊이 헤아리지 않아도 이해되는가 하면 일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신조어는 어떠한가. 언어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부득이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 그렇더라도 갑분싸, 낄끼빠빠, 번달번줌, 소확행, 이생망, 인싸.’와 같이 무턱대고 말을 줄여서 신조어인 양 사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언어생활을 파괴하는 매우 잘못된 처사임이 분명하다. 가장 과학적이라는 우리말, 세심하게 다듬고 제대로 사용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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