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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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MD헬스케어 고문/논설위원

2002년부터 시작된 제주 국제자유도시는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고 경제 활동의 편의가 보장되는 지역 건설’을 모토로 지역 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당시 제주를 IMF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외자 유치의 지역 거점으로 삼으면서 시작되었다. 제주를 위한 최상위 발전 전략 개념으로 2011년까지 1차 종합 계획이 마무리되었고, 오는 2021년에 2차 계획이 마무리된다.

투자가 주도하는 경제 발전 모델은 기본적으로 제조업 중심의 국가나 지역에는 잘 맞는다. 이를테면 제주에 자동차를 만드는 대규모 공장이 세워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되면 적어도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고, 근로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으며 소비 활동을 통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제조 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와 제조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 내 부가가치를 연쇄적으로 창출시킬 것이다. 그러나 제주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 물류비용이 많이 들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청정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있다. 제주는 대규모 제조업체가 들어서기는 애당초 불가능한 곳인 것이다.

제주 지역에서의 대규모 투자는 주로 외지 자본에 의한 호텔 등 숙박 시설과 관광 위락 시설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투자 규모에 비해 고용 창출이 많지 않은 산업이다. 투자에 대한 과실은 지역 내 머무르지 않고 쉽게 빠져 나간다. 육지 지역, 특히 제조업 중심 투자에 비해 투자가 제주 지역 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측면이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편 도민 자본이 주도할 수 있는 자영업과 같은 소규모 사업장은 국제자유도시의 개념에 맞게 자본, 투자의 자유로운 이동에 의해 외지의 경쟁자의 유입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경기가 좋아져도 쉽게 과당 경쟁 상태가 되어 버린다.

결국 국제 자유도시로서 국제 자본의 투자 유치에 의한 제주 발전 개념 전략은 제주인의 경제적 삶을 크게 향상시키지 못하였으며 이에 대한 염려가 도민 사회에 팽배해지고 있는 듯하다. 올해 들어서 제주도가 이례적으로 ‘흔들림 없는 더 큰 경제 실현’을 주제로 경제 활성화 도민 대토론회를 연 것은 도민이 주도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 구조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다는 증거일 것이다

투자 중심의 제주국제자유도시 전략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 주도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이 정책은 제조,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 전체 경제 구조 하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현실에도 맞지 않는 정책이다. 특히 경제적 논리보다는 정치 이념에 의존하는 과도한 최저 임금 인상 같은 정책은 부작용이 크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략이 관광 산업이 주력이고 제조업이 들어설 수 없는 제주에서는 딱 맞는다는 생각이다. 소득 주도 성장은 투자 유치와 개발에 의한 최종 생산물의 증가에 정책의 목표를 두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경제 활동을 하는 개별 주체들의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 하는 방안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의 소득이 올라가면 소비가 늘어나고 사업체는 종업원의 임금을 인상할 여유가 생기고, 사람을 더 고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필자의 글은 제주인의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이런 저런 생각을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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