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에 선 하노이
봄의 길목에 선 하노이
  • 제주신보
  • 승인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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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오늘은 겨울의 끝자락인 2월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3·1절 100주년을 맞는 날이자 꽃피는 춘삼월의 첫날이다.

올봄은 어떨까. 경제는 어렵고, 일자리는 없고,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시절이라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을 되뇌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의 영원한 봄’을 꿈꾸며 춘풍화기(春風和氣·봄날의 화창한 기운)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인가.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가 않구나.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쓴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시의 일부다. 소군원은 ‘소군의 원망’이라는 뜻으로 한나라 원제(元帝) 때 궁녀이자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왕소군을 두고 지은 시다.

한나라 원제 때 궁녀들은 황제에게 간택받기 위해 화공에게 뇌물을 주고 그림을 잘 그려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왕소군만은 그러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한나라가 북방 흉노족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궁녀들 중 한 명을 뽑아 흉노의 선우에게 시집보내기로 했을 때 왕소군이 선발됐다. 헌제는 왕소군이 시집가던 날 그녀가 절세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후회했지만 이미 약속한 일이라 돌이킬 수는 없었다. 대신 궁녀들의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은 화공을 처형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놓고 ‘하노이 담판’을 벌인다. 전 세계의 이목이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하노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언론 보도를 보면 북미는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동결·폐기 등을 조건으로 종전 또는 평화선언,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스몰딜’이다.

북핵 완전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제제 해제와 경제협력 등을 포함하는 통 큰 ‘빅딜’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노이 담판 결과가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우리 국민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금강산 해금강에서 남북한 국민들이 함께 일출을 바라보는 것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돼야만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올봄에는 더 이상 춘래불사춘을 되풀이하질 않길 바라며 하노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