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을 몰고 다니던 겨울은 잠들려고 하고, 어느새 긴 겨울잠을 깨고 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리고 봄과 함께 사람들이 가장 환영하는 것은 바로 ‘벚꽃’일 것이다. 벚꽃은 금세 활짝 피어 화려함을 뽐내지만, 어느새 잎만 푸르게 남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짧은 순간을 간직하려고 더 찾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짧지만 강렬한 추억은 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 명소가 있지만, 제주도에도 수많은 벚꽃 명소가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왕벚꽃축제가 열리는 ‘전농로’이다.
매년 3월 말, 4월 초에 열리는 이 축제는 제주도의 대표 벚꽃 축제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녹산로’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이 길은 유채꽃과 벚꽃의 조화로운 풍경을 눈으로 담을 수 있다. 유채꽃축제가 4월 4일부터 4월 7일간 열리고,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발아래 꽃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위미마을’의 제주 벚꽃나무 길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소박하고 정겨운 마을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위에는 수많은 벚꽃들이 수를 놓듯이 피어있다. 축제에서의 흥겨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하얀 꽃이 나무에서 비처럼 내리는 것을 보면 야속하지만도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벚꽃의 꽃말인 절세미인처럼 피어날 때도 이쁘지만, 질 때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서 매년 찾는 게 아닐까 싶다.
진영표,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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