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논란 빚는 염지하수 대금 면제
형평성 논란 빚는 염지하수 대금 면제
  • 함성중 기자
  • 승인 201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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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가 양식장에 쓰이는 염지하수의 요금 면제를 추진하는 조례를 내놓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제주도와 환경단체가 지하수 보전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제동을 걸고 나서 주목된다. 도의회 고용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지하수 관리조례 일부개정안’은 제371회 임시회 안건으로 처리된다. 개정안은 도내 338곳의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염지하수 대금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식어가의 경영 안정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도 당국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농업인이 더 많은 상황에서 염지하수 원수대금을 양식어가에만 면제하는 건 형평성과 수익자 부담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의회가 해야 할 일은 염지하수 대금 면제가 아니라 양식장에 의한 연안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이 같은 지적들은 나름 일리가 있는 만큼 도의회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현재 도내 염지하수 허가량은 연간 836만여t(1236공)에 이른다. 원수대금은 사용량과 상관없이 관정 1공당 월 4만원씩 한 해 48만원이 고작이다. 염지하수의 99% 이상이 양식용으로 쓰이고, 배출수로 인한 해양오염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원수대금 면제는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다.

더 유념해야 할 건 지하수를 무제한 뽑아쓰면서 해수침투 사례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제주 서부지역(대정∼한경)의 경우 여러 관정에 짠물이 유입돼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원인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 모두 지하수를 과도하게 사용한 필연적 결과다.

사실 한 달에 단돈 4만원을 내고 지하수를 펑펑 쓸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자원을 쓰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게다가 제주는 지하수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곳이 아닌가. 지하수 적정 보존 등에 드는 비용 충당을 위해서라도 이번 개정안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도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