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두절로 회수 어려움
타인 책 읽을 권리 침해
재구입도 예산상 한계
제주시에 거주하는 김모씨(36)는 지난 주말 오랜만에 공공도서관을 책을 빌리기 위해 나섰다.
마침 읽고 싶었던 책이 있어 빌리려고 했지만 상·중·하 3권 중 마지막 하권의 책이 보이지 않아 확인한 결과 무려 300일 넘게 연체 중인 책이었다.
김씨는 “오랜만에 책을 빌리러 갔는데 장기 연체로 인해 원했던 책을 빌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며 “어쩔 수 없이 다른 책을 빌리기는 했지만 실망이 커서 그런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후 장기간 연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탐라도서관에 따르면 2019년 4월 현재 363명이 879권의 책을 빌려가 장기 연체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라도서관 역시 170명이 450권의 책을 연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공공도서관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로 도서관 규모와 이용자 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도서관 별로 300~600권 상당의 책들이 장기 연체되고 있었다.
특히 도서관별로 30~60여권의 책들이 무려 2년 이상 장기 연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의 불편은 물론 도서 재구입으로 인한 예산소모 등 피해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서관에서는 연체도서 발생 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화 등을 이용해 반납기한이 지났음을 알리고, 그 이후에도 반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빌려간 책의 변상을 요구하는 변상통지서를 보내고 있다.
또 1년에 한번 집중회수기간을 운영 장기연체 중인 이용자의 집을 방문, 책을 회수하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연체 도서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회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소지를 옮기거나 연락처를 바꾸는 등 기록이 변경되면서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오래 연체된 책들은 다른 이용자들을 위해 재구입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에 한계가 있어 연체된 모든 책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도서관 도서들은 도민들의 세금으로 구입한 책인 만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경각심을 갖고 깨끗하게 이용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을 위해 제대로 반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