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따른 영농방법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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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前 제주감귤농협 조합장/논설위원

입춘 후 겨울날씨치고는 이상고온현상이 이어졌다. 올해도 예기치 않은 이상기후가 펼쳐지리라는 예감에 영농 활동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기온이 높은 환경이 지속되면 감귤을 비롯한 식물의 생리활성이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어느 누구나 감지할 수가 있어야 된다. 환경이 변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평소에 생각하고 있지 않으면 일 년 농사를 그르칠 수가 있다.

겨울철이 따뜻하면 월동 난방용 유류비용이 적게 들어 위안이 될 수 있지만 농사의 풍흉을 좌우하는 착화량 확보가 관건이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감귤나무도 기지개를 펴고 가지에서는 생리적 꽃눈분화 단계에서 형태적 꽃눈분화 단계로 전이되는 시기가 빨라진다. 따라서 전정시기도 앞당겨져야 됨에도 감귤원에서 전정가위소리가 들리지 않고 관행적으로 3월이 되어야 분주하다. 종래 풍년이 예상되는 해에는 전정시기를 앞당기고 흉년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늦춘다는 말은 들어 본적이 있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정 시기는 들어 본적이 없어서일까.

동물은 기후변화에 따라 기민한 반응을 나타내고 움직이지만 식물은 자세히 관찰을 하지 않으면 쉽게 판단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생리적으로는 벌써 꽃눈이 체내에서 체외로 돌출하려고 준비하는 시기에 전정을 하게 되면 꽃눈을 제거해버리는 꼴이 되어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봄직도 하다. 어떤 농가에서는 비가림 감귤하우스에 전정하려고 했더니 벌써 꽃눈이 돌출되어 황당했다는 말도 들린다.

제주감귤영농기술은 일본재배기술의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그렇지만 중국의 경우는 인위적인 재배기술은 별반 중요하지 않다. 중국의 재배현장을 둘러보면 이 많은 면적을 전정가위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은 재배기술, 중국은 적지적작을 중시하고 품종별 적산온도를 기준으로 주산단지를 조성하였다. 온주밀감의 품질을 비교해보더라도 중국은 11.8브릭스, 일본은 11브릭스, 한국은 9.8브릭스이다. 감귤주산지 적산온도를 비교해보더라도 일본과 제주는 2600도로 거의 비슷하지만 중국은 2800~3000도로 기온분포에 따라 여러 가지 품종이 재배가 가능하다.

일본 감귤산지는 해안선을 따라 경사지에 계단식으로 감귤원이 조성되어 있고 일사량이 풍부한 데다 물 빠짐이 용이하다. 게다가 간벌이 잘되어 있고 독립수로 감귤원이 조성되어 있어 수관내부는 물론 지면에도 햇빛이 골고루 비춰 고품질의 감귤이 생산되기 위한 생산기반이 갖추어져 있다. 20년 주기로 그 지역에서 발현된 변이지를 중심으로 육묘하고 갱신을 해줌으로써 환경의 변화에 의해 적응되고 변화되는 자연변이지로 세대가 교체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는 달리 제주 감귤원 토양의 약 70%는 화산회 토양으로 당근, 무 등 근채류 재배를 할 수 있지만 감귤을 재배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온주밀감 이외에 다른 품종으로 갱신하더라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여 토양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 실감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는 쉽지 않지만 4000여 ㏊에 달하는 비닐하우스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서 변화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전천후 영농기술을 투입한다면 그 결과는 오렌지와의 경쟁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품종별 맞춤형 기술도 저절로 창출될 것이다. 변화시키려고 하는 의지를 갖고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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