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백두산, 그리고 한라산
판문점, 백두산, 그리고 한라산
  • 제주신보
  • 승인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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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 부국장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문재인 대통령)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년 전인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첫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의 대화이다.

눈 깜짝할 사이 분단과 대결을 상징했던 높이 10㎝, 너비 50㎝의 콘크리트 경계석을 서로 넘나들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면서 10초가량 북한 땅을 밟게 한 순간이었다.

두 정상이 반갑게 악수를 하다 선보인 ‘깜짝 월경’은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이었다.

한국전쟁에 이은 정전 협정 이후 실로 65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맞이해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용단이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처럼 판문점은 평화의 길목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두 정상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4·27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평화체제 구축 등 3대 분야 13개 항을 담았다.

두 정상은 한 달 후인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다시 만났다.

2차 정상회담에서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협력과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과 백두산에서 세 번째 회동을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처럼 평화의 여정을 시작한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퍼포먼스’가 27일 판문점에서 열린다.

‘먼, 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 아티스트들이 판문점선언 1주년을 축하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기원하는 행사로 정부가 기획한 것이다.

하지만 북측의 참여가 불투명해질 만큼 금방 찾아올 것 같은 평화의 봄은 아직도 머나먼 게 현실이다. 남북의 합의 사항이나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은 여전히 대북 제재에 발목이 잡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로 끝나자 평화 무드가 얼어붙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갖고 4차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가 우선이다.

4차 정상회담이 성과를 낼 경우 북미, 남·북·미 또는 중국 등 주변국까지 포함하는 다자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평화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정상들의 만남 장소로 세계평화의 섬이자 각국 정상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던 제주와 한라산은 제격이다.

김 위원장이 외가인 제주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합창할 수 있다면 의미가 각별하지 않을까.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가 지난해 백두산 산책을 하면서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는 덕담을 꺼내고,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건네던 말들을 한라산에서 재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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