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후 보내온 ‘지각 과외비’…끊이지 않은 사제간 정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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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휴 전 제주시교육장, 옛 제자로부터 뒤늦은 감사 서한 받아
어려웠던 시절 방과 후 영어 강의 해줘…30만원 전액 기탁키로
고성휴 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이 29일 제자 김은실씨로부터 받은 감사 서한을 읽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고성휴 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이 29일 제자 김은실씨로부터 받은 감사 서한을 읽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50여 년 전 지각 과외비를 이제야 선생님께 보내드립니다.”

고성휴 제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전 제주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최근 뜻밖의 감사 서한을 전달받았다. 지난 19일 서울에 거주하다 제주에 온 지 5개월 정도 밖에 안됐다는 한 부부를 통해서다. 이 부부는 고 회장의 50여 년 전 제자이자 자신들의 지인인 김은실씨의 감사 서한과 30만원을 들고 고 회장을 찾아왔다.

김씨는 50여 년 전 어려웠던 시절 고 회장으로부터 학교를 마친 후 특별 영어 강습을 받았다. 고 회장은 당시 제자였던 김씨가 영어 과목을 유독 어려워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방과후 교육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씨는 아시아 개발 은행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외국생활을 하면서도 물심양면으로 자신의 공부를 도왔던 옛 스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수십년이 지나도 잊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학교 등에 스승의 연락처를 수소문했지만 학교 측은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보내왔다.

그러던 차에 인터넷을 통해 스승이 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김씨는 감사 편지와 함께 과외비를 제주에 거주하는 부부 지인을 통해 보내왔다.

김씨는 편지에서 그동안 외국생활을 하다보니 이제야 인터넷을 통해 선생님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라면서 지인을 통해 선생님께 감사 편지와 과외비를 보내드립니다. 제주도에 내려갈 기회가 생기면 꼭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고 회장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 데 50여 년 전 제자로부터 감사의 서한을 받으니 왈칵 눈물이 나더라라며 오랜 기간 저를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을 간직했다는 데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 회장은 특히 다음 달 7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를 찾아 제자로부터 받은 30만원을 전액 기탁할 예정이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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