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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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산다는 것은 세계 공통의 현상이다. 세계에서 성별 수명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러시아로, 10.8년이다. 남성들의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다음은 리투아니아(10.6년), 폴란드(8.1년), 헝가리(7.1년) 순이다. 대한민국은 6.1년이며, 미국은 5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분석은 이렇다. ‘세계건강통계 2019’를 통해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더 잘 일어난다고 했다. 또 사회적으로 남자들이 위험한 작업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사고와 질병 위험이 크다고 했다.

영국의 임페리얼칼리지 연구팀은 최근 남녀 수명과 관련해 우리의 눈길을 끄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30년에 태어날 대한민국 여성의 기대 수명은 사상 처음으로 90세 장벽을 깨고, 세계에서 가장 장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해 여성(90.8세)은 남성(84.1세)보다 6.7년을 더 산다.

▲현재도 대한민국의 노년층은 여다남소(女多男少)다. 여성이 80세 이상은 70%, 90세 이상은 77%, 100세 이상은 85%를 차지하고 있다. 부부가 백년해로한 집안에서도 대개 할머니가 더 장수한다.

이처럼 굳이 성별 수명 차이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여성은 혼자서 노년기를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 평균적으로 6년이지만, 10~20년의 경우도 허다하다. 이 기간에 여성은 건강과 질병을 혼자 돌봐야 한다. 이른바 ‘셀프 부양’을 해야 하는 시기다.

부모 부양은 자녀의 의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민법상의 규정이다. 가족 분화가 심화하면서 부양 문제를 놓고 부모·자식 간에 불화를 빚는 가정이 늘고 있다. 여기에 치매까지 더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래선지 최근에 접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의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여성이 더 준비해야 한다”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그는 여성은 세 번의 노년을 겪는다고 했다. 60대는 부모의 노년기, 70대엔 남편의 노년기, 80대엔 자신의 노년기다. 이 세 번의 노년기를 여성이 전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는 할아버지를 많이 걱정한다. 혼자만 있지 말고 주위와 교류하라는 조언도 적지 않다. 할머니는 스스로 알아서 잘하니까 걱정을 붙들어 매고 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잔뜩 고생만 한 삶에 또 무거운 짐을 지도록 해서야 되겠는가. 곧 우리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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