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 연락처 공개 딜레마
담임교사 연락처 공개 딜레마
  • 진주리 기자
  • 승인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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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공개 두고 갑론을박…전국 시도교육청 대책 마련 고심
제주도교육청 “교사와 학생 간 소통 과정도 중시…신중히 접근”

아이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지 않아요. 급하게 전화할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 연락처를 물어보는 게 실례일까요?”

자녀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 맡긴 학부모들은 비상 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며 담임교사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를 원하기도 하지만 교사들은 업무 외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에 시달리고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프로필 사진 등 사생활 영역까지 학부모들이 침범할 수 있다며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교사의 개인정보 공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각 시·도교육청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전화차단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신중히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유치원생 딸을 둔 백모씨는 자녀와 관련해 상담할 일이 있어 유치원 공식 번호로 연락하니 담임선생님이 수업 중이니 나중에 전화해 달라는 말만 돌아왔다면서 교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었다며 당시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반면 한 중학교 교사는 첫 담임을 맡았을 당시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제자들에게 알려줬는데 시도 때도 없이 학부모들의 전화와 문자가 쏟아졌다모든 학부모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한밤중에 자녀 성적 관련 상담 문의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끊이지 않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경전에 충청남도교육청은 투넘버·투폰 서비스를 지원하고 경상남도교육청은 올 하반기부터 교사에게 업무용 휴대전화 번호를 주는 시범 사업에 나선다. 하나의 휴대전화에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교원 업무용 휴대전화 지원사업을 구상 중이고,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 교사 개인 연락처 공개 제한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교육청은 학부모와의 거리를 떨어뜨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교사 개인정보 공개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없다.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의 과정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새학기마다 학생 상담 등은 일과 시간에 학교를 방문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교육자료를 가정에 배포하고 있다. 휴대전화 지급 등은 예산 투입 근거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