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친미-반미 시아파 '내전'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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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시작된 친미 시아파 이라크 정부와 반미 시아파 군사조직의 무력충돌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내달 8일까지 시아파 군사조직 마흐디 민병대에 투항하라고 경고했지만 이 민병대를 이끄는 강경 반미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항전 의지를 확고히 했다.

알-사드르는 29일 중동 위성채널 알-자지라에 직접 출연, "마흐디 민병대는 이라크를 해방할 능력이 있다"며 "알-말리키 정부는 사담 후세인만큼 국민과 괴리돼 있다"고 비난했다.
알-사드르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알-사드르의 정치 담당 최측근인 하이데르 알-자바리도 이날 "알-사드르는 우리에게 (미국의) 점령을 끝장낼 때까지 무기를 내려놓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시아파 내전' 초기 한 발 물러섰던 미군과 영국군도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각각 28일과 29일 전투기와 포병을 동원,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앞서 영국군은 이번 전투가 시작된 바스라시에서 지난해 12월16일 이라크 정부에 치안유지권을 남기고 시 외곽에 주둔해 왔다.

이라크 주둔 외국군의 가세로 무력충돌 수위가 높아지면서 인명피해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군의 바스라시 공습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민간인 8명이 죽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미군은 무장조직의 근거지를 특정해 폭격하기 때문에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부인했다.
알-사드르 지지세력이 장악한 이라크 보건부는 그러나 이번 전투로 이라크 전역에서 민간인이 적어도 75명 죽었다고 맞섰다. 29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집계된 인명피해는 바스라에서 최소 120명, 바그다드의 마흐디 민병대 근거지인 사드르시티에서 133명 등이며 부상자는 수백명에 이른다.

알-말리키 총리는 29일 바스라의 부족 원로들에게 "바스라시에 대한 이번 공격은 이 지역 불량배들을 겨냥한 것으로 이중 일부는 알-카에다보다 더 악질"이라며 마흐디 민병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사드르시티에서는 일부 이라크 경찰이 이탈해 민병대로 투항하는 등 이라크 정부의 예상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애초 30일 오전까지였던 수도 바그다드의 종일 통행금지령을 사태가 끝날 때까지 무기한 연장했다.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도 미군 특별경계구역인 `그린존'을 겨냥한 박격포 공격이 가열되자 이동시 장갑차를 이용하고 방공호에서 잠을 자라는 명령을 내리는 등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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