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초중고 교과서 왜곡.오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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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경제안정 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라거나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일시적인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내려 약한 경쟁상대를 쓰러뜨린다"는 편향된 서술이 다름 아닌 초중고교 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어 경제계가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재 초중고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등 4개 과목의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왜곡, 오류 등 337건의 문제를 발견해 교육과학기술부에 개선을 건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시정대상은 반시장, 반기업적 시각을 담았거나 세계화, 정보화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부적절한 사례를 든 대목으로 학생들에게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대한상의는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건의서에서 "학생들이 매일 접하는 경제와 사회, 역사 교과서가 경제개념이나 시장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시장경제와 기업 활동, 세계화, 정보화 등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기술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미래의 경제주체인 청소년들이 합리적인 경제관을 갖고 글로벌 시대의 경제주역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과서를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의가 이번에 수정을 요구한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반시장, 반기업, 반세계화 등 편향적 서술 97건 △내용보완이 필요한 부정확한 서술 160건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사례 제시 22건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 및 훈계 21건 △단순오류 등 기타 37건이다.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사례로는 "지나친 경제활동의 자유는 계급간의 대립을 격화시켰다"거나 "성장 제일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편법과 황금만능주의를 확산시켰다", "일반적으로 경제안정 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에 있다" 등의 표현이 제시됐다.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일시적인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내려 약한 경쟁상대를 쓰러뜨린다"거나 "어떤 기업들은 상업적 이익을 위하여 유전자 조작 등 위험한 일을 서슴지 않고 벌이기도 한다"는 대목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부추기는 서술의 사례라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심어주기보다는 "수출지향적이고 외자의존적인 경제개발 정책으로 악덕재벌의 출현 등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났다"는 등 으로 서술해 문제점을 부각했다.

또 기업가 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교과서는 7종에 불과한 반면 기업가에 대해 "지나친 이윤추구로 사회에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고 '훈계'하거나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동료들에게 주었고..직접 운전하고 기름값도 내가 낸다"는 것을 바람직한 기업가의 자세로 설명하는 '본질과 동떨어진' 서술도 있었다.

기업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서술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부자간 권력세습은 공산국가에서 처음 있는 일로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나타내주는 것"이라거나 "분단상황에서도 (북한이) 이렇게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등과 같이 애매모호하거나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대한상의는 주장했다.

교육과정별로는 고등학교 교과서의 문제가 266건으로 가장 많이 지적됐으며, 중학교 교과서가 67건, 초등학교 교과서는 4건으로 집계됐다. 과목별로는 경제 59건, 사회 101건, 국사 39건, 근현대사 138건으로 파악됐다.

대한상의는 "현행 교과서의 일부 문구를 수정하는 것으로는 교과서 개선에 한계가 있을 정도"라면서 "집필 방향과 체제, 내용 등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를 위해 대학교수와 초중고 교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발족과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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