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 본격 연구·자료 수집과 왜곡된 생애 정립 필요성 제기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200여 년 동안 불교가 핍박받던 시절 제주 불교문화를 중흥하고, 관음사와 법정사를 창건하고 법정사 무오항일항쟁가 항일운동에 자금을 지원한 해월당 봉려관 스님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기 위한 시간이 마련됐다.
봉려관선양회가 주최하고 두옥문도회가 주관해 지난 25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봉려관과 관련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제주지역 여성 항일운동은 크게 해녀항일운동과 최정숙, 고수선, 강평국 등 신여성들이 이끈 애국계몽 운동으로 나뉘는데 불교계 여승에 대한 항일운동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봉려관 스님은 1911년 제주 법정사를 창건하고 항일 독립자금을 조달했다”며 “이어 1925년 제주불교 기근구제 활동 등을 펼쳤지만 이와 관련한 내용이 조명되지 않고 있는데 심포지엄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구와 자료 수집 등이 활발히 이뤄져 봉려관 스님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토론회에 제주불교역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혜달 스님(국립대만사범대학 박사)이 참석해 왜곡돼 알려진 봉려관 스님의 생애를 올바르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음사 창건자는 봉려관 스님인데도 또 다른 비구를 관음사 창건자로 거론해 왜곡시키고 있다”며 “특히 봉려관 스님의 입적지는 관음사인데 근거없이 산천단 소림사로 바뀌어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근대제주불교 역사왜곡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역사를 바로 잡는데 근대제주불교연구자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지역 원로스님들의 구술로 이제서야 채록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고증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아딜라이드 헤르만-판트 박사가 인도불교의 봉려관에 대한 주제 발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