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바로 알기
우울증 바로 알기
  • 제주신보
  • 승인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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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익,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는 우울증은 감기처럼 흔하지만, 진료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정신과의 새 명칭이 정신건강의학과로 바뀌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사회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스트레스도 그만큼 일상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복지부에서 2016년에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약 64만 명인데, 실제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이 수치의 갑절인 120만 명으로 추측한다.

모 전문의에 따르면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병은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이라고 한다. 우울증도 약을 끊으면 십중팔구 재발하는 악성의 병이라고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약을 끊으면 다시 헛수고가 되고 말듯이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내게도 공직에 근무 했을 때 예기치 않은 우울증이 갑자기 찾아왔다. 낙천적이고, 모든 일에 희망을 놓지 않는 성격이어서, 내게 우울증이 찾아오리란 건 전혀 예상 밖이었다. 그리고 병의 예후가 좋지 않아 ‘양극성 조울 장애’로 바뀌면서 치료가 더욱 힘들어졌다. 양극성이라 함은 기분이 급상승하거나 급 저하돼서 일상이 힘든 것을 말한다.

자가진단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내게 ‘조울증’이 찾아온 건 강력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성격이 괴팍한 상사 밑에서 공무원 초기에 3년 동안 어려움을 억지로 참았다. 참기보다 치료의 방법을 찾았어야 했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이었다.

세상에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어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스트레스에도 무너지는 사람이 있다.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스트레스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렇게 만성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나중에는 자율신경계의 조화가 깨져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은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결과로 극단적 선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나도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7급 공무원을 10년 만에 명퇴했다. 그때가 서른여덟,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매일 항 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 항 우울제의 복용은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케 한다.

크던 작던 혹은 기쁜 일이던 슬픈 일이던 모든 주변의 일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무언가를 일으킨다. 비록 그것을 보거나 듣거나 만질 수는 없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느낀다. 불안하거나 지치거나 기분이 가라앉거나 혹은 잠이 안 올 수도 있고 두통이 생길 수도 있으며 목이 뻣뻣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풀어보면 “지금 자신에게 닥친 일이 자기가 감당하기에 힘들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기분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은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고, 직장에선 주어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 힘들다. 공무원도 못하면 무슨 다른 대안이 있을 것이냐고 자신을 추슬렀지만, 오히려 병을 키우는 일밖에 안됐다.

후회는 앞서지 않는다고 했다. 일단 병을 발견하면 대처의 노력이 사회생활을 수월하게 한다. 그러면 주어진 현실에서 병을 이겨 내는 도리밖에 없다.

각종 병이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그 치료의 방법도 꾸준히 나아지고 있으니 희망을 가질 일이다. 의지를 갖고 노력할 때 우울증도 건너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