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 매입한 여성가족연구원 청사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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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등 이동약자 접근 제한…새 청사 신축으로 예산만 낭비
제주도가 여가원 청사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했던 옛 탐라사료 건물 전경.
제주도가 여가원 청사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했던 옛 탐라사료 건물 전경.

제주특별자치도가 29억원을 들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하 여가원) 청사 건물을 매입했지만 활용하지 못하면서 예산 낭비만 초래했다.

제주도는 여가원 청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의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옛 탐라사료 건물을 29억원에 매입했다. 2014년 출범한 여가원은 현재 제주도청 2청사에 입주해 있다.

여가원 직원은 22명이지만 옛 탐라사료 건물 지하 주차장은 11대의 차량만 주차가 가능해 수용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하에는 승강기가 없어서 장애인과 노약자들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현장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매입을 하다보니 결국, 여가원은 입주하지 못하게 됐다. 매입 예산 29억원의 낭비는 물론 올해 책정됐던 리모델링비 17억원은 불용처리됐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7일 제373회 정례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고현수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제주도는 주차면수가 11대에 불과하고, 사회적 약자들은 접근이 어려운 건물을 매입하는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예산 낭비를 불러왔다”며 “이로 인해 여가원은 신축으로 방향을 틀었고, 40억원이 넘는 추가 사업비가 소요되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질책했다.

예결위는 매입한 이 건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삼도1·2동)은 “장애인 등 이동 약자들은 윗층으로 갈 수 없는 건물을 매입했는데 활용 방안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향후 커뮤니티 케어와 복지공동체 등 사회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건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장애인들의 접근 제한으로 여가원 청사는 새로운 장소에서 신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옛 탐라사료 건물의 연면적은 2532㎡다. 제주도는 이 건물을 리모델링 해 수눌움육아나눔터와 여성친화 부대시설, 연구실, 자료실, 대강당, 회의실, 문서고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제주도는 2017년부터 경매로 나온 이 건물의 매입을 추진한 가운데 감정가보다 더 많은 매입가를 책정해 지난 10대 의회에서도 논란이 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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