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신축 입에 올리다니
또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신축 입에 올리다니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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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하 여가원) 이전을 위해 매입한 건물이 무용지물 됐다니 한심하다. 그것도 29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된 사항을 보면, 법정 주차 대수를 확보하기 위한 구조 변경이 불가능하고, 승강기가 없는 관계로 장애인 등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지상층으로 접근이 힘들다고 한다. 이 말은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에 매입하고도 정작 여가원은 예전 그대로 제주도청 2청사에 눌러앉고 있다. 자기 집을 놔두고 더부살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여기에다 건물 리모델링 비용으로 책정한 17억원도 사용하지 못하고 불용 처리됐다.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일반인도 건물을 매입하려면 현장 확인을 필수로 생각한다. 매입 목적에 맞는 건물인지를 꼼꼼하게 살핀다. 그래도 우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물며 도민의 세금이 들어간 것이라면 세밀하게 점검해야 했다. 여가원 청사라고 해서 직원 20여 명만이 근무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유관 단체 등도 염두에 뒀다면 제대로 묻고 따져야 했다.

이 점에선 도의회의 책임도 크다. 비록 지난 10대 때 일이지만, 2017년 말에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과 예산을 승인해 줬기에 매입이 가능했다. 당시 상임위 심사보고서는 “21년 된 노후 건물로 리모델링을 해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하 주차장이 11면 밖에 안되는 실정에서 지상 1층을 주차장으로 변경해도 턱없이 모자라는 문제가 있다”라며 심도 있는 논의를 주문했었다. 부결 처리했으면 하는 내용이다. 지금에 와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리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더욱 이해 못 할 것은 제주도의 대책이다. 매입한 건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별도의 여가원 청사를 신축하겠다는 것이다. 사과와 책임 규명 없이 무슨 명분으로 신축을 입에 올리는지 어이없다. 도민들이 “그렇게 하세요”라며 승낙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