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시대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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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호 수필가

우리는 이미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진부한 표현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창해상전’(滄海桑田),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마따나 십년이면 세상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급속한 변화는 우리 삶의 근원인 경제 분야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목하(目下) ATM(현금자동인출기)이 일상화되고, 가상화폐가 우후죽순처럼 번지는가 하면, 명칭마저 생소한 제로페이 시대가 도래하였다.

제로페이(Zero-pay)는 소비자가 휴대전화에 다운 받은 간편결제 앱을 켜서 매장 단말기의 QR리더기에 대면 은행 계좌에 있던 현금이 바로 판매자에게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굳이 지폐를 소지하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그 편리함을 말하여 무엇하랴. 물론 정감어린 흥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이름하여 키오스크(kiosk)는 부지불식중에 우리 일상에 버젓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키오스크란 원래 간이매점을 지칭하는 용어였으나 요즘은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음성이나 동영상 등으로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 정보 안내 및 특정 서비스 이용 시스템을 일컫는다.

키오스크의 활용 분야는 실로 광범위하다.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은행, 백화점,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단말기를 통해 시설물 이용 방법이나 행정절차, 전화번호 안내, 예약 업무, 상품 정보, 교통 정보, 날씨 관련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에 그 사용법만 알면 손쉽게 유익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예전엔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던 일들을 간단한 기기 조작만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업무 효율성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저 임금 인상과 국제 무역 수지 악화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하에서 사업주의 인건비 절감, 상품의 신속한 회전율, 24시간 풀 시스템 가동, 비대면 선호 고객 확충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구직자의 일자리 감소, 상당수 노년층이나 정보화 관련 지식이 미숙한 고객들의 불편함 가중, 기기 오류로 인한 부작용 등의 부정적 요소들도 내재하고 있다. 필자 역시 평소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키오스크 시대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과 우려가 앞서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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