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소비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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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습관은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행동으로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반복하는 과정에서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익혀진 고정된 행동양식이다. 먹고 자는 것에서부터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어떤 행동이든 습관이 될 수 있으며, 습관은 강화와 반복을 통해 발전하게 된다. 강화는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 자극이 있을 때마다 행동이 반복되도록 조장하게 되고 반복될수록 자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작은 습관들이 모여 행동을 지배하게 되고 그 행동들이 모여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실감하지 못하지만 사소한 습관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돈을 소비하는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자. 바람직한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하면서 보람된 곳에 돈을 쓸 수 있게 되지만 낭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돈을 낭비하게 되는 대표적인 습관으로는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무심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게 되는 것이다. 어떤 상품을 보면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구매계획이 없었지만 계산대 옆에 진열된 상품을 보고 무심코 사는 것이다.

둘째, 저렴할 때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이다. 단가는 싸지만 양이 많아 전부 먹지 못하거나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비싼 것이 된다. 한꺼번에 많이 사두면 소비 속도가 빨라져 낭비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셋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충동구매를 하거나 술자리를 갖는 것이다. 대부분 돈을 쓰는 동안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을 뿐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넷째, 복권을 사는 것이다. 당첨될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인 428만9651분의 1보다 낮은 814만5060분의 1이다. 800㎏의 쌀 중에서 특정 쌀 한 톨을 찾는 확률이다. 경제가 어려워도 복권이 잘 팔리는 것은 당첨이 되면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하고 복권 구매로 돈을 낭비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첨 발표까지 꿈을 꾸는 시간을 산 것이라고 한다면 모르지만 복권 구매는 낭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2002년 1조원을 돌파한 복권 판매액은 2008년에 2조3836억 원을 넘겼다.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 우리나라 복권 판매액은 4조 3702억 원을 기록했다.

다섯째, 세일하는 물건을 사지 않으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썼으면서도 세일가격만큼 벌었다고 생각하여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꼭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 구매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남은 재고 ○개, 타임 세일 등의 표시나 수법은 희소성 원리를 이용한 교묘한 판매 전략이다.

돈이 생기면 무엇을 살까, 무엇을 먹을까하고 쓸 생각부터 하는 습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안정된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보람된 목적에 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낭비되는 적은 돈을 목돈이 될 때까지 모으며 참고 기다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티끌도 모으면 태산이 된다는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바람직한 돈 관리는 낭비되는 적은 돈을 모아 보람된 곳에 사용하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통장에 돈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모아진 돈을 보람된 곳에 사용하는 상상을 해보자. 돈을 낭비하는 습관을 쉽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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