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수비용, 128개 시설 보수비용 3분의 1 수준
공사 완료 전 태풍 2~3개 영향 전망…피해 우려
지어진 지 6년도 채 안 된 제주복합체육관에 보수비용으로만 총사업비의 3분의 1 가까이 들어가는 등 혈세 낭비가 반복되고 있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복합체육관은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9966.01㎡ 규모로, 총사업비 150억원(국비 45억·지방비 105억)원이 투입, 2014년 1월 준공됐다.
그러나 준공 5개월 만인 그 해 6월 강풍으로 체육관 건물 남측 지붕 350㎡가 뜯겨 나갔다. 이후 제주도는 설계 기준 풍속인 40m/s보다 높은 50m/s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2년 뒤인 2016년 10월 태풍 차바가 몰아치면서 지붕 1825㎡가 다시 뜯겼고, 지난해 8월에도 태풍 솔릭으로 건물 북동측 지붕 900㎡가 파손됐다.
파손이 반복되면서 지난 한 해만 보수비용으로 약 20억4200만원이 투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소요된 제주지역 체육시설 128개소 전체 보수비용(62억3200만원)의 33% 수준이다.
준공 이후 작년까지 세 차례 복합체육관 복구공사에 들어간 세금만 36억여 원에 달한다.
다만, 체육관 건물이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가입돼 있어 제주도는 그동안 복구공사에 투입된 금액 36억원 전액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관계자는 “단일 공유재산 보험금 지급액으로는 보험료 대비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또 올해 자체 예산 7억원을 들여 복합체육관에 대한 전면 보강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2014년 준공 이후 보수·보강에만 총사업비의 3분의 1가량인 43억원이 투입된 것이다.
공사는 반복되는 마감재 훼손을 막기 위해 건물 지붕 전체를 위아래로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뜯긴 지붕에 대한 보수공사는 이뤄졌지만, 보강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준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 완료는 오는 9월 초로 예정됐다. 하지만 공사 완료 전 제주가 2~3개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피해가 우려된다.
이처럼 태풍이나 강풍이 불 때마다 체육관 파손이 반복되면서 건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붕이 뜯긴 위치가 모두 다르고, 만약 구조상 문제가 있었다면 애초에 건립 승인조차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예산을 더는 투입할 수 없는 만큼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친 후에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대한 빨리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시공사 측에 계속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