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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광장(廣場)’은 개방된 장소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폴리스)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던 광장인 아고라(agora)는 시민들이 사교 활동을 하면서 여론을 형성하던 의사소통의 중심지였다.

학문과 사상 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고 위정자의 민의 수렴을 위한 공간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유럽의 도시는 지금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도심 중앙에 광장이 있고 주변에는 교회나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럽의 오래된 성당과 옛 성 주변에는 지금도 분수대와 동상이 있는 넓은 광장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도심지에 공장과 빌딩, 도로 등이 들어서면서 광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고 도시는 점점 황폐화됐다.

근대를 넘어 현대사회로 들어오면서 다시 개방된 소통의 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곳곳에서 다시 소규모 광장이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과거의 기능은 많이 축소됐다.

이런 의미에서 서귀포시가 2017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문화광장’ 조성 사업을 비롯해 ‘사람 중심 1호광장 조성’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홍천 옛물길 복원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는 ‘문화광장’ 조성 사업은 131억8400만원을 투입해 동홍동에 있는 서귀포시민회관과 옛 서귀포소방서 건물을 허물고 주변 사유지를 매입해 광장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서귀포시는 2017년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지난해 시작된 토지 매입 절차가 완료되면 올해 하반기 중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동홍천이 흐르는 주변에 충분한 녹지 공간과 함께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명품 광장’이 개방되면 도심 한가운데 각종 공연과 전시 공간은 물론 만남과 휴식의 장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 중심 1호광장 조성’ 프로젝트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2019 공공디자인으로 행복한 공간만들기’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서귀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서귀포시는 내년까지 8억원을 투입해 1호광장(중앙로터리) 주변 공공 시설물을 정비하고 보행 공간 확장, 휴게공간 등을 조성해 ‘교통 중심의 광장’에서 ‘사람 중심의 광장’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서귀포시 1호광장은 1966년 서귀포시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광장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로 자리 잡으며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다.

이후 광장과 연결된 6개 도로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혼잡을 이루며 최근 3년 동안 광장에서만 6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며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교통 및 환경, 디자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업 추진협의회를 구성, 시설물 재배치와 디자인 개발 등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단순히 차량이 통과하는 광장에서 벗어나 각종 문화행사 공간, 공공 집회장소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 또한 높다.

‘문화광장’ 조성 사업과 ‘사람 중심 1호광장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설계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시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명품 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거창하게 조성한 시설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면 흉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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