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로 개인기업 등록해 대출 받는 사례 늘어난 듯
사실상 가계대출…정확한 실태 파악, 금융시장 영향 점검 필요
5월 제주지역 기업대출 증가금액이 2200억원을 넘어서면서 월별 집계로는 3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부분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이 사업자로 등록해 기업대출을 받는 방식의 대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대출은 사실상 가계대출이라고 볼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된다.
1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간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15조6223억원에 달하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57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초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던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점차 증가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1444억원에 달했던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234억원, 2월 206억원으로 급감했다가 3월 344억원, 4월 456억원, 5월 570억원으로 늘었다.
주택을 담보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전달에 비해 45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토지 등 기타가계대출은 615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5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2254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9월(2576억원) 이후 최대 증가 규모다.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중소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확대된 영향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른 방법의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인이 기업으로 등록해 개인사업자가 되고,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받으면 기업대출이 된다. 결국 기업대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은 가계대출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지역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점검도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기업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5월말 현재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29조5227억원으로 한 달 동안 2837억원이 증가했다. 수신잔액은 28조8396억원으로 534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