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제주시 노인대학원 특강을 다녀왔다. 지성인들이 모여있는 노인 대학원에서 무서운 깨달음을 발견했다. 초등학생과 노인대학원 사이의 격차였다. 오늘은 여섯 번째 깨우침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격차를 가져온 ‘포노 사피엔스’에 대하여 소개해 보고자 한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이 늘어나며 등장한 용어다.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라고 부른 데서 나왔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명칭이 나올 만큼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류를 급격히 변화시켜 지난 10년 사이 전 인류의 생활에 혁명이라 부를만한 변화를 불러온 도구가 되었다. 탄생한 지 10년밖에 안된 도구인 스마트폰이 전 세계 30억 명 이상 즉 인류의 40%가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배우고 또 사용하고 있다는 역사에 없는 놀라운 변화는 4차 산업혁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혁명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차, 3D프린터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기술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해결하며 은행 지점들이 폐쇄를 예고하고 있으며 유통산업에 있어서도 스마트폰 사용 후 소비패턴이 바뀌고 이제는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혁명의 변화가 모두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다. 자발적 선택에 의한 변화는 다른 용어로 진화라고 한다. 진화가 무서운 것은 절대 역변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명심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언론에서는 기업의 파괴, 피폐해진 인간관계, 줄어든 일자리 등 잃어버린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젊은 세대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가장 많은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이것은 곧 어떤 다른 나라보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문명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암기된 지식만으로 자기 업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36억 명의 인류는 구글, 위키피디아, 유튜브에 있는 지식 모두를 자기 것처럼 활용하고 있으며 사람 대 사람으로 일어나던 문화의 복제는 대중매체의 중심의 대규모 복제로 변화됐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정보가 30억 명의 인구에게 전파되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이 얼마나 단축됐는지 생각해보면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의한 부작용이 떠오를 때마다 그만큼 좋아진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서 위기 속 기회를 발견하여야 한다.
기회와 위기는 혁명의 두 얼굴이다. 기회를 무시하면 위기만 남는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통은 서로 힘을 합쳐 나누고 새로운 기준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것을 주도해야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 사회의 어른들이다. 이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명을 거부한 집단이 쇠퇴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스마트폰 문명을 받아들이고 배워야 할 때이다.
힘들지만 꼭 새로운 문명을 배워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소통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다.
이원후, 제주감귤농협 연동지점장·심리상담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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