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돈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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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동물이 곤충이다. 몸이 머리, 가슴, 배로 나뉘고 6개 다리가 달려 있다. 기록된 종류만 100만종이 넘어 전체 동물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다리가 8개인 거미류만 빼면 거의 다 곤충이다.

곤충은 과거 수렵과 채집을 통해 살아가던 인류의 유용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농경이 대세가 된 지금도 세계 20억 인구가 1900여 종의 곤충을 먹는다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다.

중국은 식단에 개미나 메뚜기를 넣어 먹고, 동남아에선 달팽이나 베짜기개미 등이 먹거리로 쓰여 영양실조 퇴치에 기여했다. 보릿고개를 겪었던 한국의 장년층이라면 메뚜기와 번데기 등으로 허기를 달래던 식용 곤충의 추억을 갖고 있다.

▲언제부턴가 곤충이 인간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벌레라는 오명을 벗고 식용 및 약용 등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첨단 바이오공학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거미의 실로 신축성이 탁월한 특수섬유를 만들거나 물속 곤충의 접착물질로 피부 접착용 바이오상품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에선 꿀벌을 이용해 폭발물을 찾아내고 바퀴벌레에게 유해 물질을 감시케 하는 연구 등이 진행 중이다.

곤충을 이용한 관광상품과 콘텐츠 개발도 성행하고 있다. 일본에선 곤충관을 만들고, 영국 요크박물관과 호주 빅토리아박물관은 곤충 관련 교재와 놀이기구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함평나비축제나 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 축제가 잘 알려져 있다. 실로 곤충을 이용해 연구해야 할 생체 메커니즘의 범주가 무한하다.

▲지난달 식용 가능한 몇몇 곤충이 법적으로 ‘가축’의 지위를 받았다. 정부가 축산법 고시를 개정해 장수풍뎅이, 여치, 왕귀뚜라미, 누에, 호박벌 등 곤충 14종을 가축으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는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게 된다.

물론 곤충산업의 미래가 밝기만 한 건 아니다. 제주지역만 해도 사육농가가 지난해 33곳으로 증가세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인프라 확충과 시장개척, 기술개발 등 현안이 만만치 않아서다. 차제에 곤충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내년 국내 곤충시장 규모가 1조원대를 넘보고 있다 한다. 애완용으로 여기던 곤충이 친환경농업과 약용, 나아가 산업자원으로 귀한 몸이 된 것이다. 곤충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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