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귀의 몸이 되어 구천을 헤매는 영령들이시여 정성껏 마련한 제단에 강림하시어 흠향하소서.”
‘백조일손 영령 및 행불영령 제69주기 합동 위령제’가 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있는 백조일손 묘역에서 봉행됐다.
백조일손유족회(회장 고영우)와 섯알오름사건행불유족회(회장 송태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합동위령제는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양윤경 서귀포시장, 양조훈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김춘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홍성효 제주북부예비검속희생자 유족회장, 고철희 6·25예비검속희생자 삼면유족회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 등이 참석해 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
고영우 백조일손유족회장은 고유문을 통해 “님들의 억울한 희생은 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며 “모든 노여움 다 푸시고 시름도 다 거두시고 두 어깨의 짐도 다 내려놓으시라”고 말했다.
한편 예비검속 섯알오름 희생자 사건은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내무부 치안국 지시에 따라 모슬포경찰서 관내에서 예비검속한 344명 중 계엄사령부에 송치된 252명이 같은 해 7월부터 8월까지 법적 절차 없이 모슬포 주둔군에 의해 집단 학살된 후 암매장된 사건이다.
유족들은 1956년 이후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뒤엉켜 매장된 시신 일부를 개별적으로 수습했고 신원 확인이 어려운 132위는 공동으로 지금의 장소에 안장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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