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양쓰레기, 우리 손으로
제주 해양쓰레기, 우리 손으로
  • 제주신보
  • 승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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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올 들어 나라 안팎이 혼돈에 빠졌다. 평화통일의 갈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적화 야욕의 끈을 놓지 않고, 일본은 약속을 깨뜨렸다며 경제보복으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진흙탕 싸움이다.

싸움은 어느 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을 앞세우기 전에, 이성을 갖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요즘 나라의 혼란스러운 것 못지않게 답답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이 있다. 쓰레기다. 여름철이 되면서 너나없이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가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쓰레기로 넘쳐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겪는 현상이기도 하다. 세계은행이 지구상에서 발생한 쓰레기양이 20억t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도시개발 전문가 실파 카자는 ‘2050년엔 지구상에 34억t의 쓰레기가 발생할 것.’이라 했다.

이제 쓰레기도 글로벌 시대가 되었다. 쓰레기를 수입하고 수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놀랍다. 어딜 가든 쓰레기는 쓰레기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할 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과 생활쓰레기가 매년 800만t씩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들을 위협한다. 이로 인해 바닷속 미생물부터 대형 고래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노르웨이의 소트라 섬에서는 최근 무게가 2t에 달하는 거대한 민부리 고래가 처참한 모습으로 해안에 쓸려 왔다 한다. 이 고래의 뱃속에서 각종 빵 봉투, 사탕포장지를 포함, 무려 30여 종의 비닐류가 발견되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사용한 쓰레기가 부메랑이 되어 바다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해양생물이 살 수 없는 바다는 인간도 살 수 없는 바다가 된다.

제주의 청정해역이 넘쳐나는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매년 2만t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바다로 밀려들고 있지만 절반밖에 처리를 못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식탁마저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안변 해양쓰레기의 완벽한 처리를 위해 상시 모니터링과 수거, 중간 집하, 재활용 선별 등 발생부터 처리까지 원스톱 수거 처리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 최초로 해양쓰레기 수거를 전담할 ‘청정제주 바다지킴이’를 선정, 상시 배치해 해양쓰레기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제주 바다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내용들을 담은 조례를 전국 처음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법과 규정을 제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태풍의 계절이다. 태풍이 올 때마다 해안가는 쓰레기 야적장을 방불케 한다.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직원과 봉사단체들이 발 벗고 나서 보지만 역부족이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주 해양쓰레기는 버리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 된다. 그리고 가져간 쓰레기는 되가져와야 한다. 제주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는 도민의식이 확립될 때만이 가능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청정 제주 바다를 지키는 일도 그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