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개과천선
  • 제주신보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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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어떤 종교이건 간절한 믿음과 확신이 우선이다. 중도 포기나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은 못난 원망을 만들어 낸다. 우쭐거리는 교만은 본질을 흐트러뜨리고 최고라는 칭찬은 독을 바른 화살이다.

중장비 기사로 일하는 이의 일상은 항상 반복이었다. 평일 퇴근 후에는 술을 마셨고 새벽에 일어나 출근을 했다. 주말에는 아침부터 경마에 빠져들었다. 벌이도 시원찮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나마 부인이 하는 식당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도가 지나쳐 은행 대출에 사채까지 빌려 써 월급까지 차압 직전이라 다니던 직장도 사표를 내야 하는 형편이란다. 성격 또한 포악해져 부부 사이도 신뢰가 깨져 이혼도 고민한단다.

우연히 지인을 만나 이끌려 왔는데 본인은 교회 집사라 어긋나는 행동이라 꺼려진단다. 설득 끝에 허락을 받고 남편의 상태를 알아보니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와 불우한 환경 속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묵시적 습관이 되어버렸다. 커다란 장벽이다.

방법을 찾아보자 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찾아와서 어젯밤에 기어코 사달이 났단다. 험한 꼴을 당해 가게 문을 닫고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갔단다. 그리고는 문자를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3일 후에도 안 들어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에 맡기겠다는 협박이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는 급박함에 염원을 담은 기도에 들어갔다. 그리고 약속한 날이 되어 혹시 하는 우려에 교인들과 동행을 하였다. 그런데 기세등등하던 배짱은 어디 가고 초주검이 돼서야 들어오더니 연신 잘못했다며 무릎을 꿇고 어리석게 살았다 용서해달라 한참이나 울먹였다.

다행이다 싶었다. 갑작스러운 태도에 사연이 궁금했지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맙다고 하시면서 그날 있었던 사건을 전해주었다. 쓰린 속을 달래면서 일터로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단다. 학교 앞이라 서행을 하고 가는데 느닷없이 역주행하는 화물차와 정면충돌을 했단다. 그래서 정신을 잃었는데 또렷하게 누군가 음성이 들렸단다. 차분하고 엄숙하게 애들 엄마 때리지 마라 업신여기지 말라 아끼고 사랑해라 그러고 나서 깨어보니 병원이란다. 하느님의 축복이다. 상대는 많이 다쳤는데 비해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이란다.

오늘도 행복한 웃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정이 가득하다. 그들의 내일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