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
교만
  • 제주신보
  • 승인 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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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완성을 향해가는 지구 여행은 분명한 목적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숙제처럼 정해진다. 거대한 목표보다는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다.

유별난 부모를 택해 호의호식하며 부러울 게 없이 지내다가 정해진 인연을 만나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돈과 명예가 전부인 줄 알고 얕은 지식으로 남 위에 군림하고 싶은 욕망은 사실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음이다.

영혼들이 만들어 낸 가상세계에서 받은 성적표는 죽음 이후에 평가받아야 한다. 마치 한 방울의 비가 강이 되고 바다로 가는 길고 먼 여정이다. 이해와 배려는 가장 기본이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도움과 진정성이 점수가 되어준다. 행동 하나도 기록으로 남겨지며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낙서가 되어 남겨진다.

남을 위한 기도는 칭찬으로 돌아오며, 숨어서 했던 선행은 상을 받아낸다. 비뚤어진 생각에 동조하고 자신들만의 특권인 양 거들먹거리는 철부지들은 무거운 책임과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 처벌을 기다려야 한다.

심판대에 선다는 것은 먼 미래 훗날이 아닌 내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나로 인해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무릎 꿇는 반성으로 깨우침을 가져보자.

저녁이 늦을 때 걸려온 전화는 꽤나 익숙한 목소리다. 유명세를 치르시는 분인데 독단적인 성격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그저 안부나 전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건강하시던 부친이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운명을 하셨단다. 그러더니 급히 와달란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달리 피할 이유도 없어 도착하니 벌써 가족들 간에 유산 문제로 고성이 오고 갔다.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영적 대화를 청해보니 한참이나 지난 후에 왔다. 때늦은 후회이다. 전생에도 주변과 어울리지 못해 손가락질을 받았으며, 금전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았단다. 그리고는 못난 가장이 되어 비참한 최후를 반복했단다. 그러지 말자 다짐은 늘 헛수고가 되었단다. 그러더니 부인과 자녀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잘못 살고 있다는 신세 한탄이다.

이런 와중에도 누군가 미리 귀띔이 없었으면 이런 소상한 내용을 알고 있을 수 없다며 시비를 불러냈다.

간단한 절차로 의식을 끝내니 돌아오는 걸음에 한숨이 보태져 내내 무거웠다. 해서는 안 될 실수였다. 겸손하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