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부터 예술공간 이아서
신당과 마을굿 사진 등 선보여
‘신당의 기운이 더해져서였을까, 섬에 숨겨진 작은 공간에 홀리기 시작했다. 무서움이 없었다. 사람의 흔적들이 따듯했다. 정성이 가득했다. 그대로의 모습을 오랜 시간 바라볼수록 겹겹이 쌓여진 세월들이 놀라웠다. 섬사람들이 애잔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바람으로 신당을 지었을 그들이었다.’(강건 작가의 작가노트 중)
일상의 안녕을 기원하는 작은 공간. 삶의 애환을 털어내고 다시금 힘과 용기를 얻어가는 따뜻한 곳. 신당을 만든 건 사람이지만 결국 그 신당이 사람들의 삶을 품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척박한 제주섬에서 삶의 의지처로서, 버팀목으로서 존재했던 신당을 그 자체로서 바라보는 사진전이 펼쳐진다.
독립 기획사 ‘마음의시력’(대표 박민희)은 3일부터 15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에서 사진작가 강건 개인전 ‘땅을 품은 나무’를 진행한다.
강 작가는 2014년 제주 마을 신당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현재까지 당굿이 유지되고 있는 마을 뿐만 아니라 폐당돼 흔적만이 남은 신당들을 찾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 아시아의 전통문화를 조명하는 측면에서 굿을 하는 행위,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존재로서 심방(무당)을 주목하는 작업은 더러 있었다. 강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인 ‘땅을 품은 나무’에서는 행위가 아닌 공간을 주목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도내 곳곳의 신당 현장에 존재하는 신성하고 따뜻한 기운, 신당을 만들고 일구는 사람들의 흔적과 정성스런 마음을 포착했다. 사진에 찍힌 마을 당굿 작품은 심방과 단골(신앙민)이 구분되지 않고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도 신당과 마을 굿 사진 100여 점과 심방 4명의 인터뷰 영상을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