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smart) 시대는 완성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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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논설위원

요즘 ‘스마트’가 대세인 듯하다. 스마트가 붙어야 뭔가 있어 보인다. 스마트 시티(city), 스마트 팜(farm), 스마트 팩토리(factory), 스마트 워킹(working), 스마트 코칭(coaching), 가깝게는 스마트 TV, 스마트 폰(phone)까지. 눈을 돌리면 죄다 스마트가 상투적 수식어로 붙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 세대는 ‘스마트’하면 예전의 교복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다. 교복의 상표로까지 등장했을 만큼 스마트에 대한 신념은 예전부터 강했던 것 아닌가 싶다. 스마트가 시대에 걸쳐 그렇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 결론으로는 ‘잘 모르겠다.’이다. 4차산업혁명이 우리 곁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체감되지 못하는 그런 것과 비슷한 현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논리적 설명이나 분석이 되지는 않지만 그 배경과 이유는 몹시 궁금하다.

smart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맵시 좋은’, ‘말쑥한’, ‘깔끔한’, ‘똑똑한’, ‘영리한’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슷한 유의어를 찾아보면, good(좋은), nice(멋진), excellent(훌륭한), clever(영리한), genius(천재적인) 등등 다수의 표현이 있다. 지극히 비전문가적 시각에서 사전의 의미만을 보면, 거기서 거기로 비슷한 의미이다. 그런데 왜 ‘스마트’를 굳이 수식어로 사용하는 것일까. 필자의 개인적 소견으로는 발음도 편하고, 뉘앙스가 적절하게 ‘있어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와 한결 친숙해져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유야 어찌됐건 ‘스마트’가 수식어로 사용됨에 있어 거부감을 갖거나 왜 스마트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일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재미있는 현상도 있다. 골프경기에서 ‘잘 쳤다’라는 표현으로 ‘굿샷’ 또는 ‘나이스샷’이라고 환호를 하곤 하는데, ‘스마트샷’이라고 말하는 사례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여느 운동경기에서도 스마트를 붙이는 행위는 본적이 없다. 왜 그런 것인가. 결론은 ‘모르겠다’이다. 사용례로 미루어 보건데, 장치, 설비 등의 인프라(infra)에는 스마트를 주로 사용하고,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 등에는 다른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현상은 그런 것 같다.

한편 그야말로 ‘스마트’하지 못한 분야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좋은지, 훌륭한지를 떠나서 감각적으로 스마트하지 못한 분야. 첫 번째로 떠오르는 분야는 정치 일게다. 스마트는 커녕, 그야말로 가관이다. 보통 수준이면 아주 훌륭하다. ‘보통’을 영어로 찾아보니, ‘average’, ‘ordinary’, ‘normal’, ‘regular’, ‘general’, ‘common’ 등등 여러 표현이 있다. 도무지 적당한 영역(英譯) 표현을 찾을 수 없었다. ‘usual’ 정도면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흔히 있는 일쯤 되는 것이다. 정치, 사회, 경제, 행정, 사법 등등 ‘스마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는 흔하게 목격된다. 그렇게 스마트를 부르짖고 스마트를 향해 가려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따라가려도 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결론은 역시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세상은 ‘스마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스마트해야 하는 것이 당위는 아닐지라도 스마트해지려는 시도나 노력이 무의미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 열풍이 현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全)사회적 공감대와 기본을 높이는 아주 근본적인 영역에서부터 ‘스마트’해지기를 희망해 본다. 무엇에도 스마트를 붙여도 어울리는 스마트 세상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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