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12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상대국의 어이없는 실수로 무산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4일 “우리나라 22세 이하(U-22)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할 시리아 선수단이 경기 일정에 맞춰 출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여권 갱신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라며 “시리아 대표팀 입국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초 한국 U-22 대표팀은 6일과 오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6월 시리아축구협회와 친선전과 관련된 협의 진행 후 협약을 체결했으며, 항공권 발권 등 시리아 선수단이 입국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했다.
하지만 시리아축구협회는 자국 정부로부터 선수단의 여권을 발급받지 못했다는 회신을 협회에 보내왔다.
전한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시리아 측의 사정으로 경기가 열리지 못하게 돼 팬들에게 죄송하다. 경기 취소에 따른 티켓 환불 등 피해 보상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에서 2007년 이라크전 이후 처음 열리는 국가대표 친선전인 만큼 성공 개최를 위해 셔틀버스 지원 등 총력을 기울이던 제주특별자치도도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 소식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상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타지역보다 스포츠 관람 기회가 부족한 도민들에게 좋은 경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갑자기 취소돼 매우 안타깝다”라며 “앞으로도 국가대표 친선전을 포함한 빅 이벤트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U-22 대표팀은 시리아와의 평가전 대비를 위해 지난 2일 제주에 소집돼 훈련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