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 검찰개혁 과연 시작되나
금요칼럼 - 검찰개혁 과연 시작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검찰 개혁, 이번엔 정말 제대로 될까, 용두사미는 되지 않을까, 과연 성공할까. 요즘 검찰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면 너나없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화두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정부는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해 왔다. 지난번 대통령과 평검사의 대화에서도 검찰 개혁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 점에서는 평검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검찰 개혁을 위해 서열 파괴, 인적 청산까지 주장했다. 선배들 중 정치검사들을 ‘찍어내야 한다’는 표현까지 쓴 검사도 있었다. 이번 대화를 놓고 이런저런 해석이 있으나, 사정이 이러하다면 요샛말로 양측 간 ‘코드’는 맞아떨어진 셈이다. 다소 버릇 없었다든가, 훈화조였다든가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으나, 결국 상기된 가운데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거의 같은 ‘코드’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 것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물론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세부적인 문제들이다. 인사위원회부터 개편하고 인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번만은 현행대로 할 것인가, 법무부 장관의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길 것인가 하는 등등은 이상과 현실을 감안해 좀 더 연구하고 조정하면 얼마든지 풀릴 수 있는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한국 검찰의 가장 큰 고질적 악습인 정치검찰 기질을 과연 깨끗하게 청산할 수 있을 것인가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너무나 속아왔다. 과거 역대 정부가 그토록 검찰 개혁을 외쳤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되거나 오히려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곤 했기 때문이다.

정치검찰을 개혁한다는 것은 검찰을 정치권, 특히 청와대로부터 독립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찰 인사를 독립시켜야 한다. 마치 사법부의 판사 인사를 독립시키듯이 준사법관인 검사 인사를 독립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 하나는 청와대나 정치권이 검찰 인사에서 손을 떼는 일이다. 최종적인 발령권자는 대통령이라 해도 청와대는 검찰 인사에서 이 사람을 승진시키고 저 사람을 어디로 보내고 하는 따위의 인사에 일절 관여해서는 안된다. 청와대가 종전처럼 검찰 인사에 일일이 관여하면 검사들은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검찰의 독립이란 기대할래야 기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 나라 수십년 역사가 이미 증명해 주고 있다. 정권은 권력의 맛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점점 더 검찰 장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권력의 달콤한 맛은 늘 구린 구석을 만들어내므로 이를 파헤칠지 모를 검찰을 장악해야겠다는 유혹을 받는 것이다.

이 같은 이치는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장관은 정무직이다. 이는 곧 정치적 자리임을 의미한다. 정치적 이유로 검찰 인사를 함부로 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총장도 완전치 못한 개인이다. 그 역시 지연,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와 정실청탁에 따라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해법은 독립적인 인사전권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대통령도, 장관도, 총장도 자의적으로 인사를 할 수 없도록 객관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인사를 전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요한 것은 정치적 압력과 외풍에 대한 검사들의 투철한 저항과 투쟁이다. 이 점에서 한국의 검사들은 사실 부끄럽다. 용기와 기백이 부족했던 점 솔직히 반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길들여진 풍토를 탓하기 전에 자신들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용기 또한 절실하다.

그래서 조금은 덜 때묻은 신세대 젊은 검사들에게 기대를 건다. 젊은 검사들은 처음 검찰에 입문할 때의 초심으로 자기자신을 지켜야 한다. ‘젊은 검사들, 파이팅!’이다.

진정 신정부가 검찰 개혁에 명실공히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의지가 단호한 새 대통령과 당돌할 정도의 평검사들에게서 그 희망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시 자문해 본다. 과연 이 정권에서는 검찰 개혁이 성공할 것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