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정의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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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수필가·前 행정부지사

지난 12일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보름달처럼 공평한 사회 소망’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법무장관 임명식에도 장관은 장관의 할 일, 검찰은 검찰의 할 일을 제대로 하면 검찰 개혁이 잘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의 메아리가 채 끊어지기도 전에 법무부 내에서는 그동안 조국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팀을 교체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들통이 나자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대통령의 말이 영이 안 서면 신뢰를 잃는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를 잃으면 민심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누구라도 무사 공평하게 수사하는 데서부터 검찰개혁이 시작돼야 한다. 이번 기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건국 이래 그동안 역대정부가 잘한 일, 못한 일이 많지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비리와 부정부패만은 반드시 고치겠다고 약속해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는 탄생했다.

국정 이념으로 ‘기회는 평등하고 경쟁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게’를 표방하는 것을 보고 국민은 70%의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기성세대는 물론 20~30대가 환호를 보냈다. 정권초기에는 협치와 소통으로 당·정·청이 단군 이래 홍익인간 이념을 펼치면서 적폐청산을 과감히 하는 것을 보고 공정과 정의가 이제 제대로 되는가하고 국민들은 기뻐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를 맞으면서 금이 가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와 안보가 어려운데 조국 사태로 인해 20~30대는 ‘이게 공정이고 정의냐’고 되물었고 대학가에서는 부메랑이 돼 반 조국 촛불행진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권은 ‘무슨 문제냐’고 거들었다.

특히 사노맹 활동을 평범한 일이라고 공언하는 인사를 법과 질서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자유민주주의인 우리나라 헌법가치를 지켜줄 것인가 하는 의혹을 져버릴 수가 없다.

그동안 이 나라는 어떻게 이룩한 나라인가. 건국과 독재시대, 산업화시대, 민주화 세대를 거치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 왔다. 그 가치의 덕으로 70여 년 동안 세계 유래가 없는 기적으로 세계 10위 무역대국으로 부상했다

곰곰이 역사를 살펴보면 절대 권력의 역사 앞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간신들이 어른거렸다. 1392년 이성계가 건국한 조선은 내부에 ‘지당하옵니다’하는 간신이 많아서 당쟁과 골육상쟁을 일으켜 치욕의 역사가 많았다. 그럼에도 ‘아니되옵니다’하고 바른말 잘하는 충신이 많아서 조선 역사 517년 동안을 지탱하지 않았던가. 지금까지 “왜 간신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언제나 정치의 계절엔 음모의 정치가 작동하며 머리 좋은 간신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내년 총선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현대판 간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권력에 비위를 맞추며 국회의원 공천에만 올인한다.

차제에 자유대한민국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치인들에게 고언한다. 권불 10년이다. 역사에 존경받으며 영원히 사는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진보·보수 타령 그만하고 협치와 소통을 발휘해 첫째도 국민화합, 둘째도 국민화합으로 이 정부가 성공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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